날씨 종합세트
  • 김용언
날씨 종합세트
  • 김용언
  • 승인 2015.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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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마디에 옹이’란 말이 생각난다. 어려움이 겹친다거나 일이 공교롭게 꼬일 때 쓰는 표현법이다. 그 4촌쯤 되는 표현이 ‘기침에 재채기’다. 문학 작품에서도 그 용례를 찾을 수 있다. “ 기침에 재채기로 그날밤 남좌포대는 탐조등까지 고장이 나서 적들에게 더욱 얕보였다는 것이 아닌가. ” < 김학철 / 격정시대>
 “날씨는 문학상의 제재로서는 특수한 것이어서 익숙한 솜씨가 아니면 그것에 관해 훌륭한 글을 쓸 수가 없다”고 한 사람이 마크 트웨인이다. 그 마크 트웨인이 ‘뉴잉글랜드의 기후’에서 이런 글을 남겼다.“ 봄에 날씨가 하루에 몇 번이나 변하는가 헤아려보니 무려 136번이나 되었다.” 대단한 관찰력이다. 연필과 종이를 꺼내놓고 표시를 해가며 온종일 하늘만 쳐다본다는 것은 특별한 목적이 없다면 엄두도 못낼 일이다. 뉴잉글랜드의 변화무쌍한 기후가 그에게 그럴만한 동기 부여를 했던 모양이다.

 요즘 우리나라 날씨를 대충 되새김질해보면 변덕이 죽 끓듯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에 136번이나 변덕을 부리더라는 뉴잉글랜드의 봄날씨를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그러나 사철이 분명해  달력에 맞춰 옷차림이 달라진다던 옛날 날씨가 보면 참으로 자발머리없이 군다는 한탄이 나올 지경이다. 찬홈과 낭카라는 태풍이 잇따라 서해와 동해 쪽으로 빠져 나가더니 이번엔 할롤라(HALOLA)라는 제12호 태풍이 남녘 해안을 뒤집어놓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구·경북지역은 열대야에 폭염까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태풍 가운데 해수욕장엔 피서객들이 몰려드는 곳도 있다. 강원도는 200㎜ 넘는 강수량을 기록한 곳이 수두룩하다. 가뭄걱정을 이제야 덜었다는 소리도 들린다. 날씨 종합세트 같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 날씨도 그 변덕이 수준급에 오른 것은 아닐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장마전선이 끝나니 태풍이 비바람을 몰아오고 있다. 업어치나 메어치나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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