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풍년 서해
  • 김용언
오징어 풍년 서해
  • 김용언
  • 승인 20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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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시쳇말로 7080시대에 기자들끼리  ‘允’은 ‘오징어 윤’으로 통했다. 글자의 생김새가 오징어를 닮은 탓에 그렇게 통용됐다. 전화통을 붙들고 기사를 부르면 내근자가  받아 쓰던 시절의 얘기다. 그러니 ‘미쁨 允’이라고 기사를 불러봤자  알아듣는 사람도 드물었다. “거 있잖아. 오징어 닮은 한자… ” 그러니 ‘允’은 ‘오징어 윤’으로 통하게 마련이었다.
 요즘 울릉도가 오징어 흉어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2일자 경북도민일보 7면 흉어 사태를 전하는 기사의 제목이 ‘그 많던 오징어 어디로 ? ’다. 일거리가 없어 활복에 쓰는 도구를 끌고 언덕바지를 오르는 두 여인의 어깨가 축 늘어져보인다. 만만치 않은 삶의 무게가 빈 그릇에 가득한 뒷모습이다.

 요즘은 숫제 서해로 옮겨가 조업하고 있는  동해안 채낚기어선이 100여척에 이른다는 소식이다. 특히 홍어의 섬 흑산도가 요즘은 오징어섬으로 뜨고 있다고 한다. 자칫 오징어가 흑산도 홍어를 밀어내고 특산품으로 자리를 굳힐지도 모르게 생긴 모양이다.  주객(主客)이 바뀐다더니 이런 경우도 있구나 싶을 지경이다. 그렇다고 홍어가 울릉도 해역으로 몰려들 것 같지도 않다. 울릉도 어민들은 냉수대가 물러가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냉수대가 사라진다고 형편이 나아질 지는 의문이다. 울릉군청이 내놨다는 통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지난해 9월을 잣대 삼을 때 1155척이 출어했고 올해는 781척이다. 작년 어획량은 49만 ㎏, 올해는 26만4000여 ㎏이다. 위판 실적도 확 줄어들었다. 작년 15억7700여만원,올해 9억3400만원이다.
 어느 쪽에 잣대를 갖다 대어도 ‘반타작’ 수준일뿐이다. 좀더 정확하게 어림셈을 하면 ‘반나마’다. 반나마는 ‘반이 조금 지나게’라는 뜻을 지닌 부사다. 두 낱말의 뉘앙스 차이를 따질 것도 없어 보인다. 흉어 현상이 매우 심각해 보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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