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시쳇말로 7080시대에 기자들끼리 ‘允’은 ‘오징어 윤’으로 통했다. 글자의 생김새가 오징어를 닮은 탓에 그렇게 통용됐다. 전화통을 붙들고 기사를 부르면 내근자가 받아 쓰던 시절의 얘기다. 그러니 ‘미쁨 允’이라고 기사를 불러봤자 알아듣는 사람도 드물었다. “거 있잖아. 오징어 닮은 한자… ” 그러니 ‘允’은 ‘오징어 윤’으로 통하게 마련이었다.
요즘 울릉도가 오징어 흉어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2일자 경북도민일보 7면 흉어 사태를 전하는 기사의 제목이 ‘그 많던 오징어 어디로 ? ’다. 일거리가 없어 활복에 쓰는 도구를 끌고 언덕바지를 오르는 두 여인의 어깨가 축 늘어져보인다. 만만치 않은 삶의 무게가 빈 그릇에 가득한 뒷모습이다.
어느 쪽에 잣대를 갖다 대어도 ‘반타작’ 수준일뿐이다. 좀더 정확하게 어림셈을 하면 ‘반나마’다. 반나마는 ‘반이 조금 지나게’라는 뜻을 지닌 부사다. 두 낱말의 뉘앙스 차이를 따질 것도 없어 보인다. 흉어 현상이 매우 심각해 보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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