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꽃·나비가 전하는 행복
  • 이경관기자
그림 속 꽃·나비가 전하는 행복
  • 이경관기자
  • 승인 201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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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주 박영애 작가 인터뷰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연일 흐린 날씨 속, 마음까지 가라앉는다. 괜스레 울적한 마음을 달래고 음악이 흐르는 갤러리에 들어섰다. 단아하면서도 저마다 개성을 품은 민화는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림 속 나비가, 또 책이, 꽃이 내게 말은 건다. 그것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롭다.
 행복을 주는 그림, 민화가 혜주 박영애<사진> 작가가 내달 3일까지 아트갤러리 빛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최근 박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지역 스타작가 알아보기 기획초대전 다섯번째 작가로 초대됐다. 느낌은.
 
“민화를 그린지 15년째다. 스스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초대해줘 고맙고 쑥쓰럽다. 특히 지역 스타작가 알아보기라는 타이틀이 마음에 걸렸다. 내가 민화를 그리는 작가로 지역을 대표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럼에도 용기를 낸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작품을 선보이고 그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복을 가져다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다.”
 -민화를 모르는 독자를 위해 쉽게 설명해준다면.
 
“민화는 자유분방하며 격외적인 그림으로 조선시대 민중들의 생각이 오롯이 반영된 가장 한국적인 그림이다. 전통 민화에는 우리 민족의 독창적 예술성이 가장 잘 나타나 있다. 생활공간 장식을 위해 또는 민속적인 관심과 염원을 담은, 즉 기복신앙을 바탕으로 한 실용화라할 수 있다.”
 -민화 종류가 다양하다. 설명해달라.
 
“민화는 장식장소와 용도에 따라 종류를 달리한다. 이를 화목별로 화조영모도·십장생도·산수도·풍속도·고사도·문자도·책가도 등이 있다.
 그중 화조영모도는 민화 가운데 가장 많으며 매화·동백·진달래·개나리·오동·솔·버드나무·메꽃·해당화 등과 봉황·원앙·공작·학·제비·참새·까치 등을 물이나 바위와 함께 그리는 그림이다.”
 -앞서 민화에는 기복신앙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어떤 염원들이 어떤 그림으로 표현되나.
 
“예를들면 복숭아를 그리면서 부모의 장수를 빌고, 목단을 그리면서 가족의 건강과 부귀영화를 기원한다. 또 석류를 그릴 때는 이 그림을 가져가는 집안의 자손이 다산다복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다. 책을 그릴때는 자손들의 면학 정진을 염원한다.”
 -민화의 매력은.
 
“민화는 눈으로 읽는 그림이다. 그림을 뜯어 읽는 맛이 있다. 작품이 하나의 텍스트이기 때문에 보는 이뿐 아니라 그리는 이도 그리는 맛이 있다. 민화는 교본을 토대로 그리는 작업이라 섬세하게 진행해야 한다. 다른 작업처럼 창의력을 많이 요하지는 않지만, 그만큼에 섬세함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그러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정화된다. 민화는 행복을 전하는 그림이다. 그것이 민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또 민화를 하면서 사물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됐다. 주변의 것들을 허투루 보지 않고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사소한 들풀 하나에도 자연의 신비는 담겨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또 자연의 색을 찬양하게 됐다. 민화는 오방색을 바탕으로 한다. 강렬할 수 있는 색이 물을 머금으면서 자연 속으로 스며든다. 어쩌면 자연과 함께 하는 것, 그 속으로 스며드는 것, 그것이 민화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민화를 그리는 것이 참 재밌고 행복하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싶다. 솔직히 나는 좀 게으르고 욕심이 없는 편이다. 그저  그림을 즐기면서 사랑하면서 하는 것이 나의 계획이다. 그리고 작다면 작고, 어쩌면 정말 큰 목표일지 모르는 것이 있다. 내 그림을 통해 사람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그렇게 행복을 전하는 작가로 오래 대중들과 함께하고 싶다.”
 박영애의 그림을 찬찬히 눈으로 읽는다. 읽는 동안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그것은 박영애 그녀가, 세상에 전하는 진한 희망의 노래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희망가는 내달 3일까지 갤러리 빛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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