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트럼프 대세론’ 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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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트럼프 대세론’ 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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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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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대선 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세론이 좀체 식을 줄 모른다. 당초 ‘반짝인기’로 끝나리라던 전망과는 딴판이다.
 20일 치러진 공화당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경선에서 트럼프는 뉴햄프셔에 이어 압승을 거뒀다. 경선 하루 전날 지구촌의 정신적 지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의 ‘멕시코 장벽 건설’ 발언에 대해 “이런 주장을 하면 기독교 신자가 아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는 “종교 지도자가 남의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수치”라며 교황에정면으로 맞서면서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은 이 지역의 표심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그는 32.5%의 득표율로 2위 그룹을 10% 포인트 표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대세론을 굳혀갔다. 이미 그가 확보한 대의원만 해도 67명이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2위 그룹이 16명, 11명인 것에 비교하면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는 과격한 인종·성차별주의적인 부적절한 언행과 막말, ‘노이즈 마케팅’으로 미국 주류 정치권으로부터 대선 후보로서의적격성 시비를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는 인물이다. 그런 트럼프가 이처럼 대세론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은 기득권에 얽매인 워싱턴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뿌리 깊은 불신과 피로감,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의료개혁 정책에 대한 백인 보수층의 상실감과 분노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트럼프 현상’의 기저에 ‘미국이 베푸는 것에 비해 무시 당하고 있고 손해를 보고 있다’는 미국 보수층의 피해 의식이 내재해 있고, 이들이 트럼프의 과격한 언행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북핵 문제에 대한 그의 옅은 인식도 걱정스럽다. 그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 TV 토론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풀게 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다른 공화당 주자들이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과 협상력 부재를 질타하며 강력한 대북제재와 외교 정책의 재검토를 언급한 것과는 깊이와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대선 결과는 한반도의 미래와 대북 정책과 깊은 관련이 있다. 비록 지금이 경선 초반 국면에 불과하고, 아직도 많은 미국 정치 전문가들은 그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가 공화당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이 현실이긴 하다.
 하지만 세상일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정부는 미국의 대선판을 예의주시하고, 누가 후보로 선출되든 한미 관계가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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