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막말 정치, 그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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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한 막말 정치, 그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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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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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선/(언론인) 
 
정치권이 너무 살벌하다. 듣기에도 섬뜩한 막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것도 이 나라의 정치를 좌우하는 최고 지도자들 사이에서 험악하기 짝이 없는 말들이 오가고 있으니 힘없는 국민은 그저 보고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전.현직 대통령들을 포함해 정치권에서 오간 막말들은 요사이 며칠만 해도 많은 국민에게 공포심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사생결단’에서 `발악’,`끔찍하다’,`자아도취’,`정신건강 의심’, `과대망상’ 등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너무 수준이 낮고 험한 말들이어서 점잖고 교양 있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이래서 우리 정치를 삼류 정치라고 하는 것이다. 정치인이라면 모름지기 정책을 주고 받으며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하고 싸울 일이다. 그래야 국민이 안심하고 믿고 따르고 나라가 발전한다. 이것이 일류 정치다.
 그런데 우리 정치인들은 어떻게든 상대편의 가슴을 후벼 파고 마음에 생채기를 내려고만 드니 이런 풍토에서 어떻게 민주주의가 꽃피고 정치가 발전하기를 기대하겠는가. 나라의 원로로 추앙받아야 할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람들까지도 차마 듣기에 역겨운 막말들을 주고받으며 쌈질을 하는 몰골은 그야말로 추하기 짝이 없다. 대선이 아직 6개월여나 남았는데도 이 모양이니 앞으로 얼마나 더 험한 모습을 봐야 할 지 걱정이 앞선다.
 옛말에 틀린 게 없다지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했고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이 돌아가는 꼴은 `말이 말을 만들기’요, `되로 주고 말고 받기’일 뿐이다. 정치지도자들이 높은 품격으로 국민에게 화합의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혼란과 갈등만 부추겨서야 나라에 희망이 있을 리 없다.
 지미 카터,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등 미국의 전직 대통령 3명이 엊그제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해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한 것과는 영 딴판이다. 특히 한때 최대의 정적이었던 부시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은 구원(舊怨)을 뒤로 한 채 함께 손을 맞잡고 난민 돕기 등의 자선행사를 이끌고 있다고 한다. 우리 정치지도자들이 그런 여유와 도량을 품고 있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
 앞으로 대권을 누가 움켜쥐느냐를 둘러싼 정치권의 싸움은 대선 날짜인 12월19일이 다가올수록 더 거세질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품위를 잃지 않고, 말이 아니라 정책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으려는 진정한 정치지도자의 자세가 절실하다.
 그렇다고 상대방을 비판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비판하더라도 품위 있게 하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천박한 비난이 되기 십상이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이라는 말도 있지만 품위 있고 정제된 단어 하나로도 능히 국민의 감동을 자아내고 적의 약점을 찌를수 있다. 짐짓 겉으로는 점잖게 말하면서도 상대방을 얼마든지 우스갯거리로 만들 수 있다.정치인들이 도대체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을 뭘로 알고 있기에 그런 막말들을 해댄다는 말인가. 국민은 뛰어난 지도력과 함께 재치와 유머가 풍부하고 품위도 겸비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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