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빈곤 이대로 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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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빈곤 이대로 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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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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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의 나라’를 자부하던 한국이 준비 없는 고령화로 노인빈곤의 비극에 빠져 있다.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고령화와 높은 노인 빈곤율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은 2050년 35.9%로 일본(40.1%) 다음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노인 빈곤율은 수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를 지키고 있다. 2014년 기준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7.2%였다. 노인 2명 중 1명이 빈곤 상황에 부닥쳐 있는 것이다. 도시에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이 175만명이라고 한다. 지난 1월 현재 청년 실업자 41만명, 정부 추산 니트(NEET)족 100만명을 합한 것보다 많다.
 니트족은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는 청년 무직자를 말한다. 노인 임금 근로자의 41%가 청소·경비 업종에서 하루 평균 18시간 이상 장시간 일하고 있다. 파산선고자 네 명 중 한 명이 60대 이상이라는 법원 통계는 한국 사회의 고령화와 노인빈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를 보면 홀몸노인의 월 소득은 평균 97만 원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이 중 65%에 해당하는 62만8000원은 가족이나 지인이 준 용돈이다. 이런 65세 이상 1인 가구는 전국에 140만명 이상이다. 한계상황에 내몰린 노년층은 경제적으로 파산을 맞는 것은 물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55.5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평균 자살률 27.3명의 2배 수준이다. 노인 자살률은 연령대가 상승할수록 높아져 80세 이상의 남성은 인구 10만 명당 160명대로 치솟는다.
 노인 10명 중 7명은 소득, 자산, 주거, 건강, 고용, 사회참여, 사회관계망 중 2가지 이상의 빈곤을 함께 경험하는 ‘다차원 빈곤층’이고, 65세 이상 노인 중 경제적으로 독립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
 빈곤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의식주나 의료 처치 등 최소한의 자기보호를 하지 않고 자포자기 심정으로 자신을 방치하는 ‘자기 방임’ 학대를 하는 노인도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경제가 세계 10위 권으로 성장했지만, 노인빈곤이 심각한 것은 노인 자신과 자녀, 사회가 모두 노후 대책을 준비하지 못한 채 고령화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자녀 양육과 교육에 매달리면서 정작 자신을 위한 노후 대책에는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자녀들은 노인이 된 부모를 돌볼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정부 복지 대책에서 노인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뒷순위다.
 노인빈곤이 심화하는 가운데 부모 부양에 대한 책임은 정부나 부모 스스로가 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어버이와 노인에 대한 공경은 빈말이 될지 모른다. 노인 복지에 소홀한 것은 노인이 더이상 사회의 중심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노인은 우리 모두의 미래이며, ‘100세 시대’도 멀지 않았다. 표를 의식한 ‘반짝’ 노인 복지 정책이 아니라 노인빈곤을 개선하고 고령화에 대비하는 본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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