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소파 방정환 선생과 어린이를 떼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소파의 어린이 사랑은 그의 글 ‘어린이 예찬’ 가운데 한 대목만 읽어도 배어나온다. “어린이는 모두 시인이다. 본 것, 느낀 것을 그대로 노래하는 시인이다. 고운 마음을 가지고, 아름답게 보고 느낀 그것이 아름다운 말로 흘러 나올 때 나오는 모두가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실제가 그런 모양이다. 어느 시인이 딸내미의 언어를 그대로 옮겼더니 시가 되어버리더라고 했다. 다른 시인의 권유대로 이를 시집으로 엮었더니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더라는 기사를 어렴풋하게나마 기억한다. 며칠 전 어린이날 TV뉴스다. 한 어린이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럴바엔 빨리 어른이 되는 게 낫겠어요.” 어린이날에도 ‘학원 뺑뺑이’를 돌다가 지쳐 심통이 사나워진 목소리였다. 이 말을 시로 옮기면 ‘어린이 저항시’가 될 게다.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를 위한 주장을 폈다. “어린이에겐 어린이의 세계가 따로 있다. 어른은 이 세계의 침략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한 사람이 있다. “어린이를 수없이 가공한 게 어른”이라고 한 사람도 있다. 아무래도 우리는 어린이를 잘못 키우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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