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로비’ 수사, 일대 쇄신의 기회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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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로비’ 수사, 일대 쇄신의 기회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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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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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 로비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홍만표 변호사의 법률사무소와 자택을 검찰이 지난 10일 압수수색 했다.
 검사장 출신인 홍 변호사는 고교 후배인 법조 브로커를 통해 정 대표를 소개받고 검찰 수사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해외원정도박으로 정 대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2차례 무혐의 판정을 내렸고, 항소심에서는 구형량을 1심보다 낮추는 이례적인 결정을 했다. 바로 검찰 로비를 의심케 하고, 홍 변호사가 연관됐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 밖에도 정 대표의 보석 청구 건을 다루면서 “상황에 맞게 처리해 달라”는 관대한 결정을 내렸는데, 이 부분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압수수색에 나선 이상 홍 변호사의 소환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검찰은 철저하게 조사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규명해야 할 것이다.
 홍 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대검 중수부 과장, 대검 수사기획관 등 특수통 검사로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고 지난2011년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전직한 이후 그는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유명했다. 2013년 한 해에만 수임료로 신고한 소득이 91억여원으로 법조인 1위에 올랐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막대한 소득을 올린 까닭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지 않으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검찰의 전관예우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만 하다.
 홍 변호사는 전화변론 등 불법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검찰 출신이라고 해서 검사에게 전화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만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정 대표와 관련해 받은 수임료는 1억5000만원이며 “발생한 소득은 성실하게 신고했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검찰이 부당 변론이나 탈세 의혹을 뒷받침할 정황을 포착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니 결론은 지켜봐야 할 듯하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정 대표의 항소심 변론을 맡아 5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수임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진 최유정 변호사를 전격 체포했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전화변론’을 했다는 단서가 있고 거액의 수임료는 법원 로비의 대가로 받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최 변호사는 보석 등을 성사시켜 주겠다며 수임료를 받았다가 실패하자 이 중 30억원만 돌려줬다가 정 대표와 갈등을 빚었고, 폭행 시비가 생기면서 로비 의혹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앞서 변협은 ‘정운호 발(發) 로비 사건’을 “전관예우를 이용해 브로커, 검사, 판사,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관여한 총체적 부패행위로 근절돼야 할 범죄행위이자 사회악”을 규정하고 전모를 명확하게 밝힐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변협은 최 변호사,홍 변호사는 물론이고 브로커와 만난 부장판사 등 10여명을 지목해 고발하기도 했다. 이중 부장판사 1명은 이미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 3일부터 수사에 착수해 네이처리퍼블릭 사무실을 포함한 세무서 등을 압수수색 했으며, 이어 최 변호사를 체포하고 홍 변호사를 겨냥하는 단계에 왔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나섰으니 비리 의혹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드러내야 한다.
 벌써 일각에서는 수사가 탈세 등으로 귀결돼, 의혹의 몸체는 가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사법체제의 신뢰 회복이라는 대의명분에 어울리는 수사결과가 나와 일대 쇄신의 기회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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