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장사
  • 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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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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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기상당국이 늦더위를 예보했다. 땅위의 열기가  하늘에 쌓여 가을도 늦게 찾아온다는 모양이다. 다음달 한가위마저도 땡볕과 열대야 속에서 맞고 보내야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이제까지 대구·경북 주민은 한 주일 넘게 계속된 열대야 속에서 뒤척이는 밤을 보내야했다. 하늘의 심술은 이 정도로도 성이 안 차는 성 싶다. 그러니 8~9월 내내 땀을 더 흘려야 될 모양이다.
불볕더위가 언제 누그러질지 ‘하세월’(何歲月)이라면 이 여름은 분명히 쓴침 도는 계절이다. 그러나 세상은 항상 양면, 사면을 둘러봐야 제대로 보이게 마련이다. 땡볕이라고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소리다. 송기숙의 ‘암태도’에서 일례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날마다 대가리가 깨지게 땡볕이 쏟아지고 보니, 우선 보리타작에는 이만큼 좋은 날씨가 없기도 했다.”

불볕이 퍼붓는 나날이 즐겁기는 ‘한철장사’를 하는 사람들을 따라잡을 재주는 없을 게다. 계곡물을 막아놓고 그 근처에 평상 몇개만 마련해놓으면 햇볕이 따가울수록 바로 ‘돈 창고’가 되는데 어찌 아니 즐거우랴. 자릿값으로 10만원 받고 닭백숙 4인분에 16만원을 받는다면 해볼만한 돈벌이다. 하루에 한 팀만 상대하는 것도 아니다. 음식 뿐인가. 빈방, 주차장, 파라솔…. ‘바가지 요금’ 품목은 넘쳐난다.
바가지 상혼, 악덕상인 문제는 기자들에겐 해마다 한두 번 씩은 써야 하는 단골 글거리로 자리가 굳어있다. 휴가지의 바가지 악습이 사라지면 “옛날엔 이런 세월도 있었다”고 써야할지도 모를 일이다. 바가지악습은 그만큼 뿌리가 깊다. 과징금 몇 백만원 쯤 물어도 ‘남는 장사’인데 마다할 게 뭔가. 그렇다면 ‘밑지는 장사’가 되게 만들면 될 게다. 과징금 벌충한다고 악착스럽게 바가지를 씌우면 더 크게 밑지는 제도를 만들자. 대충 단속하는 척 하다가 “한철벌이 잘하라”라는 듯 눈감고 돌아서버리는 관행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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