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우리나라의 도로들은 편한 날이 거의 없어 보인다. 한번 길을 닦았으면 당분간이라도 그대로 뒀으면 좋으련만 그건 희망사항일 뿐이다. 걸핏하면 파낸다. 연말이 되면 더 하다. 관청에서 파고, 특정 기관에서 판다. 파고 메우기를 되풀이하다보면 길 모양이 자못 꼴사납게 돼버리고 만다.
한자 ‘진흙도’(塗)는 본래 ‘흙토’(土)없이 쓰던 글자라고 한다. 그러나 같은 글자를 쓰는 강 이름과 구분하기 위해 ‘土’를 덧붙여 새 글자를 만들었다. 옥편의 설명이 이렇다. 이 글자는 ‘칠할도’라든가 ‘지울도’라든가 하는 여러가지 뜻도 지니고 있다. 도료(塗料)·도배(塗褙)·도장(塗裝)·도탄(塗炭) 처럼 생활주변에서도 널리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사업을 추진하는 담당부서가 서로 달라서 빚어진 일이라고 한다. 한 부서는 도로를 도색하는데, 다른 부서는 그것을 파내야 한다니 예산 낭비도 이 쯤 되면 여론의 뭇매를 맞아도 할 말이 없게 되어버렸다. 부서가 다른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군내 부서다. 울진군내 부서간 칸막이가 제아무리 철옹성 같다한들 이보다 더 견고할까 싶기까지 하다. 울진군내 경제과는 도색하고, 도시새마을과는 그 길을 파낸다? 비난이 물 끓듯하자 현재 주춤한 상태라고 한다. 울진군의 ‘뒤주’사정이 넉넉한 것 같기는 하다. 그렇다고 낭비를 일삼는다는 인상까지 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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