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와 한반도기의 대결
  • 경북도민일보
태극기와 한반도기의 대결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6.0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윤환/언론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맥주 본사 앞에서 지난 12일 하이트 맥주를 도로에 쏟아 붓고 맥주 캔을 짓밟는 퍼포먼스가 열렸다. 맥주회사 하이트가 최근 맥주 광고에서 정체불명의 `한반도기’를 사용한 데 대해 라이트코리아, 대한민국바로세우기여성모임 등 13개 시민단체가 들고 일어난 것이다. 
 문제의 하이트 맥주 광고는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는 상상을 담은 `즐거운 상상’ 편. TV 광고 모델 박지성 선수를 비롯해 국가대표팀으로 등장하는 모델 전원의 왼쪽 가슴에 한반도기가 부착된 모습이 새겨져 있다.`우승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나오고 관중석에 태극기가 올라가는 장면이 나오지만 정작 국가 대표 상징물이 있어야 할 자리에 한반도기가 들어간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인하는 친북 반미 세력들의 전유물 한반도기가 마침내 공중파에 실려 태극기를 부정하고 대한민국 정체성을 희석시키는 지경에 이르러렀다고 분노했다. 시민단체들은 하이트 맥주 불매운동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한반도기’는 무엇인가. 맥주 광고에 앞서 한반도기가 최근 등장한 곳은 대표적 반미단체인 통일연대, 전국연합 등이 조직한 `평택 범대위’가 대추리에서 국군을 죽봉으로 공격하고 군 숙소 천막을 짓밟은 바로 그 현장이다. 국군을 죽봉으로 공격한 세력의 정체가 한반도기에 직결되는 것이다.
 하이트맥주측은 “하이트는 대한축구협회 공식 후원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국가대표팀을 적시하는 협회문양이나 태극기를 사용할 수 없다”고 밝힌 뒤 “광고에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마디로 `무심코’ 한반도기를 넣었다는 얘기다. 어쩌다 한반도기를 태극기로 대체하는 상징으로 `무심코’받아 들이는 상황에 이르렀는지 개탄스럽다.
  지난해 광복 60년 `8·15 민족대축전’을 하루 앞둔 8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한과의 남북통일축구경기가 벌어졌다. 경기장에서 자유넷 봉태홍 대표가 태극기를 배포했고, 주말 축구를 보러온 가족단위 시민들과 학생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태극기를 받아 들었다. 그러나 좌익 시민단체 회원이 던진 흉기에 맞아 봉 대표 이마가 찢어졌다.  경기장에는 한반도기 외에 태극기 반입이 금지됐고, 경기장에는 한반도기만 휘날렸다. “대~한민국” 연호도 금지됐다. 상암동 경기장에는 어느 곳에도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다. 경찰이 태극기를 뺏는 모습을 봤다는 증언도 나왔다.
 국민들은 이러 저러한 국제스포츠대회에 남북한이 함께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는 장면에 어느덧 익숙해졌다. 분명히 대한민국과 북한이 지구상에 존재하고, 두 체제는 각각 국가 단위로 경기에 참여하는데도 각자의 고유 상징을 포기한 것이다. 과거 동서로 갈린 독일도 끝까지 자기의 정체성을 살린 가운데 통일을 이뤘지만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감추고 포기하면서까지 한반도기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열린 세계야구대회(WBC) 경기장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고 온 국민이 열광했다. 일본을 꺾고 미국을 이긴 한국야구 이상의 의미가 거기에 있었다. 북한이 참석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국기란 바로 이런 것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조국을 상징하는 자체가 국기이고 태극기다. 통일한국 국기가 한반도기가 아니냐는 어리석은 질문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 왜냐하면 통일한국의 상징 역시 자유민주주의가 꽃피는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여야 때문이다. 수백만명의 인민을 굶겨 죽이면서 김일성-정일 부자는 권력세습을 꾀하고 이젠 3대 권력세습을 음모하는 해괴한 체제, 북한이 내세우는 한반도기가 한반도 상징일 수는 결코 없기 때문이다.
 뉴라이트 신지호 대표는 “2007년 대선은 태극기와 한반도기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태극기 물결로 덮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가운데 광주에서 열린 남북 6·15 공동성명 축전에는 또다시 한반도기가 등장했다. 태극기는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한반도기 아래서 북한은 마음껏 우리를 조롱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그러나 5·18 광주영령들이 과연 태극기 아닌 한반도기를 받아들였을까. 최정호 교수는 “광주 영웅들도 태극기에 싸여 망월동으로 옮겨졌다”고 지적했다. 왜 한반도기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