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안톤 체홉 삶·작품세계 낱낱이 살피다
  • 이경관기자
극작가 안톤 체홉 삶·작품세계 낱낱이 살피다
  • 이경관기자
  • 승인 2017.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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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도서관 ‘아침산책’ 현장취재
   
   
▲ 포항시립도서관은 3월 도서관 아침산책으로 안톤체홉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돌아봤다. 사진은 위에서부터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김지용 연출가와 김 연출가의 강의를 듣고 있는 포항시민들의 모습.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포항시립도서관은 7일 오전 10시30분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포항시립연극단 김지용 상임연출가를 초청해 ‘3월 도서관 아침산책-안톤 체홉의 생애와 작품이야기’를 진행했다.
 특히 이날 강의는 포항시립연극단이 오는 9~12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무대에서 선보이는 ‘갈매기’를 중심으로 돌아봐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날 현장을 찾아봤다.
 이날 오전 10시20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50여명의 포항시민들이 김 연출가의 강의를 듣기 위해 도서관을 찾은 모습이었다.
 김 연출가는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극자가인 ‘안톤 체홉’에 대한 설명으로 이날 강의의 문을 열었다.
 안톤 체홉은 의사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지루한 이야기’, ‘사할린 섬’ 등을 쓰면서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갈매기’를 비롯해 ‘벚꽃동산’, ‘개를 데리고 있는 여인’ 등 많은 희곡과 소설을 남겼다.
 김 연출가는 체홉의 생가 모습과 생전 사진을 보여주며 체홉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체홉의 작품세계를 문학적 관점이 아닌, 연극적 관점으로 바라보며 강의를 이어갔다.
 김 연출가는 “체홉 이전의 극작은 고대 제의에서 시작됐다”며 “르네상스시기는 인간으로 회귀를 주제로 고대 그리스 문학의 발견과 복구를 이어갔으며 신고전주의는 3일치법의 엄수, 적합성 원칙을 엄수했다”고 말했다.
 낭만주의 시대에서는 영웅의 등장과 허무주의가 팽배해졌으며 계몽주의에서는 영웅이 되기 위한 방법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다.
 김 연출가는 “사실주의는 콩트 실증주의 흐름 속에 다윈의 종의기원이 진리라 받아들여졌으며 매춘과 빈곤 문제가 심각했던 시기였다”며 “이 때가 안톤 체홉의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안톤 체홉의 작품적 특성에 대해 △구어체로 쓴 대사 △낭만주의적 극작 관습 타파 △등장인물이 교사, 우체국 직원 등 소시민 △일상의 장면을 극화 △등장인물의 감정 감추려고 노력 하는 등 사실주의적 기법이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김 연출가는 “체홉은 인간 존재가 얼마나 지루하고 지리멸렬한 것인지 드러냈다”며 “체홉은 삶은 결국 견디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안톤 체홉의 4대 희곡의 첫 작품인 ‘갈매기’는 1896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한 극으로 엄청난 혹평으로 체홉은 다시 희곡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1898년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설득으로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성황리에 공연되면서 체홉의 희곡 세계가 인정 받기 시작했다.
 김 연출가는 “‘갈매기’는 체홉 자신과 주변 인물들을 극 중에 투영한 메타드라마”라며 “작품을 통해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다”고 밝히며 희곡 ‘갈매기’ 스토리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유명한 여배우인 어머니에게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젊은 작가 지망생인 ‘뜨레쁠례프’는 자신이 사랑하는 ‘니나’가 저명한 작가인 ‘뜨리고린’에게 관심을 갖는 것에 분노하고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세월이 흘러 뜨레쁠레프는 작가로써 명성을 얻었고, 뜨리고린과 사랑에 실패한 니나는 폐인이 됐다는 소문을 듣게된다.
 어느날 니나는 뜨레쁠례프의 집에 몰래 찾아와 그를 만나지만 다른 방에서 들리는 뜨리고린의 목소리에만 신경을 곤두세운다.
 끝내 니나는 뜨레쁠례프의 사랑을 거부하고 떠나버리고 뜨레쁠례프는 권총으로 자살한다.
 희곡 ‘갈매기’의 주제는 정신적으로 고양된 인간이 추구하는 꿈은 얼마든지 자유로우나 육체를 지닌 인간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로, 꿈과 현실은 조화를 필요로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삶은 황폐해진다는 것.
 김 연출가는 “이번주 선보이는 포항시립연극단의 연극 ‘갈매기’는 3막까지 원작인 안톤 체홉의 ‘갈매기’를 토대로 하고 있지만 4막의 결말 부분을 조금 달리 했다”며 “특히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원형 극장을 구현하는 등 다양한 극적 시도를 한만큼 많은 관심을 당부한다”며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날 강연을 찾은 김대호(61) 씨는 “안톤 체홉은 톨스토이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며 “체홉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 박미현(42) 씨는 “강연 중 나왔던 체홉의 명언 ‘의학은 나의 아내요, 문학은 나의 애인이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며 “강연을 들은 뒤 김지용 연출가가 전하는 ‘갈매기’가 궁금해졌다. 연극을 통해 확인해야 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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