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선거와 콜롬비아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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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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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뉴스
 
 남미의 좌파바람을 잠재우는 우익혁명이 콜롬비아에서 점화되었다. “법과 질서”의 대통령이란 애칭으로 불리던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이 대선에서 재선된 것이다. 선거는 10년 만에 가장 평화로웠다. 게다가 그는 미국 하버드를 졸업한 친미 엘리트로 그의 재선은 1 세기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인 동시에 남미를 휩쓸고 있는 좌익조류를 우회시킨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강한 보수성향에 강력한 친미노선을 표방하는 그는 유권자로부터 62%의 지지를 획득했다. 예상보다 높은 득표다. 그는 1차 투표에서 승리에 필요한 50% 지지를 가볍게 상회했다. 좌파 후보 카르로스 가비리아는 22%에 그쳤다.
 우리베는 경제발전에서 국민 신뢰를 얻었다. 범죄와 폭력을 일소한 데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선거 때마다 난무하던 폭력도 이번에는 잠잠했다. 우파정권에 대한 국민 신뢰가 그만큼 두텁다는 게 입증되었다. 야당은 우리베의 재선이 권위주의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비판했으나 유권자들은 이를 외면했다. 다소의 권위주의를 포용하더라도 경제발전과 폭력종식을 선택했다. 선거 기간 중 유권자에 대한 공격은 없었다. 다만 콜로비아혁명군(FARC)과 정부군과의 충돌로 반군 12명이 피살됐지만 유혈사태가 선거와 연관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는 22만 명의 병력이 동원되었다. 이들은 투표소, 쇼핑센터 등 좌익 반군과 우익 민병대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취약지역을 철통같이 지켰다. 마약조직과 무장세력의 난동으로 얼룩져온 선거가 이번에는 너무나 평화로워 모두들 긴가민가할 정도였다. 우리베는 1892년 라파엘 누메스 이후 최초의 재선 대통령이 되었다. 그가 작년 의회에서 밀어붙인 중임 개헌안이 통과됨에 따라 연임이 가능해졌다. 최근 남미의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칠레에서는 좌경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우리베의 재선으로 남미의 좌경조류는 된서리를 맞았다.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수많은 유권자들이 수도 보고타를 비롯한 전국 투표소로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저항세력의 자살 테러를 무릅쓰고 바그다드 거리를 메웠던 이라크 총선을 방불케했다. 위장한 정부군 탱크들은 주요 투표소를 철통같이 경비했다. 우리베 치하에서 납치와 살인 등의 범죄는 크게 감소했으나 좌익 반군 폭력저항이 완전히 종식되지는 않았다. 반군들은 선거를 앞두고 무력충돌을 늘이고 정치적 목적의 납치를 자행했으나 무위로 끝났다.
 통계에 의하면 폭력은 지난 2002년 선거에 비해 81% 감소했다. 민주적 안보를 주요 선거공약으로 내건 우리베는 지난 4년간 전국 주요 지역에 병력을 25%나 증원시켜 폭력일소에 나섰다. 미국 원조로 국방예산도 두 배 증액됐다. 미국은 마약거래 차단을 위한 이른바 플랜 콜롬비아에 따라 2000년 이후 40억 달러를 원조했다.   
 우리베의 친미 노선과 미국의 지원에 힘입어 2002년 이후 3만 명의 무장세력이 무기를 버렸다. 콜롬비아의 우회전은 남미에는 물론 왼쪽 깜박이가 명멸하는 한국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5월은 중국 문화혁명이 일어난지 40주년이 되는 달이다. 남미에서는 좌에서 우로 U턴하는 바람이 불고 중국에서는 문화혁명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지구촌에서 폐기한 좌파놀음이 되살아나고 있다.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하면 `민주, 평화, 개혁세력’이 사라진다는 열린우리당의 위협에 유권자들은좌파들을 싹쓸이했다. 반민주, 반평화를 반대로 포장하는 수법은 그들의 특기다. 한국의 유권자들은 그들에게속지 않았다.
 좌-우 이데올로기의 등락은 유행일지 모른다. 그러나 정통 좌파 이데올로기는 사라졌다고 봐야한다. 좌파 이데올로기가 사라졌다는 것은 콜롬비아의 경우처럼 `좌파=파괴’라는 등식이 성립해왔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이 선거참패로 공중분해될 위기다. 새로 지도부를 구성했지만 하는 일이라고는 잘못된 정책을 고치는 것 보다 광주에 가서 `호남민심’을 자극하는 일이 더 돋보인다. 우리가 결국 경제후진국인 콜롬비아서 배워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도래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배워야 할 세력들의 학습의지가 너무나 박약해 보여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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