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위기의식이 실증된 게 지난 주말의 악천후다. 대구·경북지역 일대에 천둥 번개가 치고 태풍까지 불면서 곳곳에서 정전-화재가 잇따랐다. 정전-화재사고가 일어난 양상과 피해 대상은 갖가지였다. 벼락을 맞은 주택에 불이 났는가 하면 돼지우리가 불타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섬유공장에서는 기계가 불탔고 야간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로 말미암은 피해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렀다. 예고 없는 정전사태에 대비하지 않고는 대형 사고, 대형 피해가 언제 돌발할지 알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예전이라고 정전사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산업규모가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전기는 사람 몸의 피와 다를 게 없다. 피돌기가 멈추면 그 결과는 뻔한 것 아닌가. 지난 주말 삼성전자 기흥공장이 수천억 원에 상당하는 직·간접피해를 입은 것도 정전이 원인이었다. 이것이 큰 공장만의 일인가. 규모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다. 지난 주말 대구·경북지역에서 뒷받침된 그대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대구·경북지역 일대는 요즘 날마다 찜통더위에 시달려 왔다. 하룻밤 자고 나면 무더위 기록이 바뀌곤 했다. 엊그제만 해도 대구는 36.5℃를 기록했다. 올들어 가장 더운 날씨였다. 좀 더 올라가면 사람의 체온을 웃도는 기록이 안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 자연이 파괴된 현실에서 온난화 피해는 곳곳에서 갖가지 피해를 일으키고 있지 않은가. 산업재해는 말할 것도 없다. 국지성 폭우로 계곡물이 급격히 불어나 야영객들을 위협하기 일쑤다. 며칠 전에 등산객들이 줄줄이 벼락피해를 입어 목숨까지 잃은 사고는 우리가 목도한 그대로다.
쏟아지는 폭우, 떨어지는 벼락을 막아낼 재주는 없다. 온난화현상이 계속되는 동안 그 재해는 확산되기만 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렇다고 아무런 대비 없이 당하기만 할 것인가. 정전 대비 시스템 확보가 발등의 불이 돼버렸다. 문제는 자가발전기의 비싼 값이다. 그 값을 낮춰 공급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 또한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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