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는 포항시와 포항북부소방서가 힘겨루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것도 포항의 새 명물이라고 자축행사까지 요란하게 벌인 중앙상가 실개천의 소방도로 확보 문제가 시빗거리의 빌미다. 불이 난다면 현재의 실개천 주변 나무바닥으로는 소방 중장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다며 소방도로를 확보하자는 것이 소방서 측의 요구다. 이 주장은 현장 실험에서 그대로 실증되기도 했다. “불이란 그렇게 쉽게 나는 게 아니다. 나무바닥도 웬만한 무게는 견딘다”던 포항시의 장담도 나무바닥과 함께 무너져 버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포항시는 북포항우체국~육거리 사이 2차 실개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곁에서 듣고 보기엔 자존심에 오기까지 머리를 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포항시의 이 같은 행정 자세는 처음이 아니다. 해수욕장 공유수면 문제로 해양수산청과 티격태격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시간과 노력 낭비에 예산 낭비까지 겹쳐 여론이 들끓었던 전례를 많은 시민들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번 포항시와 포항북부소방서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사태도 똑같은 양상이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냐를 놓고 삿대질이나 할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제3자에게 판단을 의뢰한다면 시민 편의와 지역발전이라는 기준을 제시하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경북도민일보는 눈길 끄는 기사를 실었다. 박승호 포항시장과 신임 손현규 포항해양수산청장이 전문공무원을 교류하기로 합의했다는 게 기사의 뼈대다. 종전 같으면 꿈도 못 꿀 일이 성사된 것이다. 이 같은 합의의 밑바탕에 지역발전이 기관의 자존심에 앞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없다면 이뤄질 일이 아니다. 누가 먼저 화해의 악수를 요청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역발전 중요성 인식을 바탕으로 서로 마음을 열었다는 사실이 더 값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 소방도로 문제에 이 같은 인식을 적용한다면 해답을 찾지 못할 일도 아니라고 본다. `자존심 대결보단 지역발전이 먼저죠’-본보의 기사 제목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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