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의 삶과 역사를 노래하다
  • 이경관기자
독립운동가의 삶과 역사를 노래하다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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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관 기자의 공연산책] 밴드 빈티지프랭키 공연
포항문화재단 ‘금욜로 시리즈’
밴드 빈티지 프랭키 무대 마련
이육사·윤동주·한용운의 詩
재해석해 시·노래 매력 선봬
공연장 찾은 150여명 관객
밴드와 소통하며 무대 즐겨
빈티지프랭키 공연 모습.
빈티지프랭키
이육사의 詩 ‘청포도’가 탄생한 포항에서 역사와 문화를 노래하는 밴드 ‘빈티지프랭키’가 특별한 무대를 선보였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지난달 30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문화가 있는 날 ‘금욜로 시리즈’의 일환으로 ‘빈티지 프랭키’ 초청 공연을 가졌다.

공연 현장을 직접 찾았다.

이날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는 무대이자 객석으로 변했다. 무대를 오롯이 홀로 썼던 공연자들은 무대 한켠으로 비켜나 자기들만의 공간을 꾸며 무대 위 또 다른 무대를 준비했다.

150여명의 관객들은 무대 위 마련된 방석과 계단의자에 앉아 자유롭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시가 노래로 탄생돼 들을 수 있는 만큼 많은 지역의 학생들과 어린 자녀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가족단위 관객들이 많은 모습이었다.

7시 30분 공연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역사와 문화를 노래하는 밴드 빈티지프랭키가 올랐다.

빈티지프랭키는 뮤지컬 배우 출신 보컬리스트 한필수, 베이시스트 박계훈, 재즈기타리스트 김효진, 홍대에서 실력을 다져온 여성 드러머 오훈정으로 결성된 밴드로 역사문화 콘텐츠와 접목해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이날 포항 무대의 문은 이육사의 시 ‘광야’를 노래로 재해석해 선보이며 장식했다.

‘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로 시작하는 이육사의 ‘광야’는 빈티지프랭키의 선율로 감성적이면서 감각적으로 재탄생됐다.

노래로 재탄생한 육사의 노래에 관객들은 먹먹한 감동과 함께 노랫말을 곱씹기 위해 집중한 모습이었다.

이어 윤동주의 시 ‘길’을 노래로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포항에서 탄생한 시로 포항시민들에게 익숙한 이육사의 ‘청포도’는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라는 구절이 후렴구처럼 귀에 익어 흥얼거리게 했다. 특히 밴드는 관객들과 노래에 나오는 “아아아아~”하는 ‘스캣’(아무 뜻 없는 음절로 노래하는 재즈 창법)으로 관객과 주고 받으며 즐거운 무대를 선사했다.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은 긴 시임에도 시 원문을 모두 노래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님은 갔습니다’ 정도로 기억됐던 시 속에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라는 구절이 있다는 것을, 나라를 잃은 슬픔에 쓴 시라고 알고 있었던 것을, 더 없이 로맨틱한 한 남자의 고백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보컬리스트 한필수는 한용운의 시를 덤덤하게 읊조리듯 부르며 시를, 노래를, 삶을, 역사를 노래했다.

관객들은 노래로 탄생된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들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눈을 감고 짙은 감상에 젖기도 한 모습이었다.

이날 빈티지프랭키는 이밖에도 이육사의 시 ‘절정’과 한용운의 ‘나룻배와 행인’, 김종철의 시 ‘해 뜨는 곳에서 해 지는 곳까지’ 등 노래가 된 시를 들려주며 시와 노래의 매력을 전했다.

또 트와이스와 있지 등 걸그룹의 노래를 위트있게 재해석해 불렀으며, 동요와 가요 등을 부르며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박민혁(17) 군은 “시인을 꿈꾸며 노래를 좋아한다”며 “시를 노래로 불러보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유명한 시를 노래로 만들어 역사를 이야기하는 밴드의 공연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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