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지리멸렬하자 당대 당 통합이다, 후보단일화다 다시 시끄럽다. 심지어 통합신당은 정동영 후보가 3등으로 추락하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고건 전 총리 영입을 타진하기 시작한 눈치다. 지금까지 범여권 각 당의 후보 선출과 지지 호소는 `시험’에 불과했다는 얘기가 된다. 심하게 말하면 언제 사퇴할지 모를 `유령 후보들’의 행진에 국민들이 속고 있다는 결론이다.
정동영 후보의 대통합신당과 이인제 후보의 민주당은 당대 당 통합을 서두르고 있다. 따로 출마해봐야 지지율 합계가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해보겠다는 고육책이다. 그러나 두 달 전 신당 창당 시 민주당은 “DNA가 다르다”며 “국정실패 세력인 열린우리당 출신들과 함께 할 수 없다”고 합당을 거부한 바 있다.침도 마르지 않아서 `쇼’를 하겠다고 손을 내미는 형국이다.
더 가관인 것은 범여권이 고건 전 총리에게 보내는 추파다. 범여권 장외 후보라는 문국현 씨가 최근 고 전 총리를 접촉했고,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 일부도 고 전 총리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전언이다. 고 전 총리가 한때 누렸던 높은 지지율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정치복귀 가능성에 대해 “NO”라고 단언해 온 고 전 총리도 지방에 내려가며 `3~4일 뒤에 보자’고 여운을 남겼다는 후문이다.
만약 고 전 총리가 정치에 복귀해 범여권 후보로 전격 출마한다면 그동안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해온 정동영, 이인제, 문국현 후보는 스스로 `유령 후보’ `강시 후보’였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고 전 총리도 `기회주의자’로 전락하게 된다. “정계 은퇴”를 선언해 놓고, 뒤늦게 `대타’로 선거판에 뛰어든다면 그런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제 2의 이회창이 따로 없는 것이다. 엄숙한 대통령선거를 희화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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