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부터 포항시의회는 포항시의 새해 예산안 심의에 들어간다. 포항시가 편성해 포항시의회에 넘긴 새해 예산안은 8570억 원 규모다. 올해보다 12.9% 늘어났다. 1조 원에 다가서는 예산안인 만큼 편성한 쪽이나, 심의하는 쪽이나 행여 허술한 구석을 보일까 지레 걱정스럽기도 하다. 혈세를 다루는 책임감을 다시 한번 통감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겠다는 듯 포항시의회 3개 상임위는 2억 원이 넘는 사업의 사전 심의를 열흘 가까이 벌였다. 현장을 답사하기도 했으니 현장 감각을 가다듬은 예산 심의가 되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사전 심의 결과 몇 가지 굵직한 사업들이 벌써부터 발목을 잡힌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빈내항 복원·영어마을 조성사업이 그렇고 우현 네거리 고가교·육거리 경관 육교·한국관 앞 육교 설치 공사 또한 순탄치 않을 조짐이다. 포항미술관 건설도 조용히 넘어갈 것 같지는 않다.
현재까지 짚어낸 포항시 예산안의 문제점은 재원 확보 방법이 분명치 않은 사업이 여럿이라는 사실이다. 박승호 시장의 역점사업인 동빈내항 복원 사업만 하더라도 추정치만 늘어놓고는 지방채 50억 원 발행을 요구한 사실이 지적됐다. 몰론 포항시 관계자들의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예산심의 과정에서 불꽃튀는 논전이 벌어질 것을 기대케하는 대목이다.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쪽은 공개된 논전뿐만 아니다. 그늘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예산안 찾아내기가 더 관심거리다. 여기엔 음습한 뒷거래가 있을 수도 있고, 지역구 챙기기 속셈이 숨어 있을 수도 있는 까닭이다. 지켜보는 눈이 많은 자리에선 올곧은 소리를 내다가도 밀실에 들어서는 순간 본색을 드러낼 수도 있지 않은가. 덩치가 부쩍 커진 포항시 예산안이 어떤 모습으로 손질되어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모쪼록 주민 편에 서서, 주민을 위한 예산 심의 자세를 보여줄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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