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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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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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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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라는 명사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여러 개의 비슷한 말 중에 ‘가슴속’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절묘한 표현이다. 삶이 가없이 허무해질 때 텅 비는 곳은 가슴이었고, 찬사에 뿌듯해지고 영광에 벅차오르는 곳도 가슴이었다. 이별 앞에 찢어질 듯 아픈 곳도 가슴이었으며, 잘못을 저질렀을 때 자책으로 괴롭던 곳도 가슴이었다. 그러므로 마음은 가슴속에 살아 역동하는 삶의 주인이다. 마음이 머무는 곳에 그리움도 거기 있고, 마음이 떠나는 길에 정(情)도 따라 나선다. 마음이 갈 곳을 잃으면 인생도 길을 잃고, 마음이 머물 곳이 없으면 삶은 방황한다.

생각은 습득한 지식과 감정이 이입되어 생육된 후천적 사고체계이지만 마음은 태생적으로 옳고·그름이나·좋고·나쁨을·주관하고 판단하는 영적 감성이다. 그것을 우리는 양심이라고 한다. 양심은 사물의 가치변별과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구별하는 도덕적 의식이므로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최후 보루이다. 그래서 우리는 양심을 저버린 사람을 보면 짐승만도 못하다고 한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전 1300만 명이나 살고 있었던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남긴 상형문자에 따르면 아이들의 마음은 세모, 어른들의 마음은 동그라미라고 바위에 새겨 놓았다. 그 이유는 아이들의 마음은 세모꼴이여서 잘못이 있거나 죄를 지으면 세모꼴 양심이 회전하면서 뾰족한 모서리로 마음에 상처를 내기 때문에 아이들의 얼굴에 금방 표시가 나고 잘못을 인정하지만, 어른들은 살아가면서 세모꼴 모서리가 점점 닳아 둥글게 변하여 잘못을 범해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잘못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반성하지도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은 생의 마지막에 거짓을 고백하지만, 정권은 비양심적 행위가 들통 나면 마지막을 맞게 된다. 너무 당당하게 행동해서일까!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며 양양하게 등장한 촛불정권 인사들의 비양심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니 헷갈렸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3년간 이 정권의 무능과 실정은 세월이 흐르면 도드라지게 드러날 것이다. 더 정의롭고 더 공정한 활기 넘치는 자유민주주의를 기대했는데 가치와 이념을 이완시켜 헐겁게 하더니 행정. 사법. 입법부와 언론까지 모조리 장악하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같은 이념을 지닌 자들이 모여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하여 편향된 인재등용으로 온갖 적사(積邪)를 행한 자가 옹호를 받으며 제 편을 만들어버린 사법부의 판결을 내세워 의인인척 인증을 받으려 하고, 국민들의 비난에도 꿈쩍 않고 버티는 멘탈에는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안정적 소득을 제공해주는 직장에 감사할 줄 모르고 갑이 되어 행세하는 노조는 날이 갈수록 득세하니 기업은 도망치듯 해외로 빠져나가고 청년들은 취업을 못해 절망에 허덕인다. 국가미래는 구호뿐이고 지지율에 급급하여 술수와 수단에만 매몰되어 나라곳간은 빠른 속도로 비워지고 있다.

과거사를 대하는 태도는 또 어떠한가. 궤에·구멍·뚫어·잘 익은·곶감만 쏠락쏠락·빼먹더니 이젠 왜곡하는 것도 모자라 배반(背反)의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이 정권의 행보를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 대거 수록하여 자화자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기야 지금의 야당인들 지난 과거를 살펴보면 다를 바 무엇 있으랴! 분명한 것은 이 나라가 위기를 맞게 된다면 양심을 져버린 대가가 될 것이다. 이 위기는 느끼지 못할 만큼 살며시 다가오지만 현상이 나타나면 이미 회복불능의 상태에 도달되어 있을 것이다. 미국 콜로라도 주에 숲의 왕이라 불리는 거대한 나무가 있었다. 이 거목은 400년 동안 생존하면서 마흔 다섯 차례의 허리케인과 15번의 벼락을 맞고도 견뎌냈지만 몇 년 만에 좀벌레 무리가 침입하여 밑동을 갉아먹어 내부에 큰 구멍이 생겼고 어느 날 미풍에 쓰러지고 말았다. 둥글어지다 못해 가슴에 굳은살이 박여 바늘로 꾹꾹 찔러대도 아픔을 못 느끼는 비양심은 법이 강제하지 못하는 사회의 기본질서와 윤리의 뿌리부터 갉아 먹는다.

위정자들이여! 프랑스의 철학자 루소가 양심에 대하여 외친 말을 한번 들어보려는가! “양심! 신성한 본능이여, 하늘의 소리요 지성과 자유의 안내자, 선악에 대한 심판자. 인간 본능의 우수성과 도덕성의 근본. 그대가 존재하지 않으면 단지 규율 없는 모성과 원리 없는 이성의 도움을 빌려서 잘못만을 저지르는 특권을 느낄 뿐이며 그 때는 누구나 짐승일 따름이다”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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