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진상조사 특검에 맡겨라
  • 경북도민일보
포항지진 진상조사 특검에 맡겨라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1.0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지열발전사업 수행자를 비롯해 관리·감독자 모두의 총체적 부실과 법·제도적 미비점이 결부돼 일어난 인재(人災)였음이 재확인 됐다. 인재임이 명백히 드러난 이상 책임자 처벌을 미룰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지진발생 원인만 밝혀졌을 뿐 원인을 제공한 직접적인 책임소재 규명과 처벌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포항시민 반발이 거세다.

국무총리 소속 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포항시청에서 ‘포항지진 진상조사결과 주민설명회’를 열고 지난 1년3개월간 실시한 포항지진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포항 지진은 지열발전사업 수행자와 관리·감독자가 각각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했으며, 이와 관련된 법적·제도적 미비점이 결부돼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사업수행기관인 넥스지오 컨소시엄은 유발지진 감시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고 관리도 부실했으며, 유발지진 관리를 위한 신호등 체계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변경하고 관계기관들과 공유하지 않는 등 지열발전 사업수행에 있어 마땅히 해야 할 책무를 소홀히 했다.

다음으로 산업부와 에너지기술평가원·포항시도 넥스지오 컨소시엄의 사업 추진 과정을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데도 지열발전사업에 의한 유발지진을 사전에 인지하거나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아울러 지열발전사업의 주관기관인 넥스지오와 참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및 서울대 책임자들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상죄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진상조사위 발표로 포항지진이 총체적 부실로 인한 인재임이 다시 한 번 백일하에 드러난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조사위가 민간사업자와 학계 관계자만 검찰 수사 요청을 하고 산업부와 에너지기술평가원 등 정부기관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지진 피해 주민들도 몸통이 빠진 조사 결과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특검을 통해 진상을 철저히 밝혀 지진 유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위가 피해 당사자인 포항시에 관리·감독 책임을 물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일이다. 에 대해 이강덕 시장도 “국책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포항시가 규모 3.1 지진 발생 후 전문기관도 할 수 없는 안전관리방안에 대한 정보제공 요구와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고, 지열발전 사업 업무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에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지진을 촉발시킨 원인 제공자들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 신속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지진조사위 진상조사결과 발표는 대부분 이미 알려진 사실을 재확인한 것에 의의가 있을 뿐 새롭게 드러난 사실은 없다. 피해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이러한 조사발표가 아니다. 촉발지진이 있게 한 근본적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히 밝히고 이에 합당한 조치와 처벌을 바라는 것이다.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포항시민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서는 ‘수박 겉핥기식’이 아닌 명확한 진상조사가 한시 바삐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의지가 없다면 특검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