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동은 문제고, 노동·스커드는 별게 아니다 ?
  • 경북도민일보
대포동은 문제고, 노동·스커드는 별게 아니다 ?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6.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윤환 언론인
 
 실패로 끝난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은 그렇다 치자. 미국을 겨냥했다니까 말이다. 그러나 노동 미사일과 스커드 미사일은 다르다. 사정거리 1000㎞ 전후의 미사일은 대한민국을 통채로 겨냥하는 대량 살상무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참여정부는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이 발사될 때’에만 `대통령을 깨운다’는 식으로 나왔다. 그래서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 소동때 미국과 일본 국가원수가 보고받은 대포동 미사일을 노무현 대통령만 늦게 보고받은 결과가 되고 말았다. 대포동은 위협이 되고, 노동·스커드 마사일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식의 사고가 어찌 가능한지 놀랍다.
 청와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광란극에 대해 `정치적 압박의 성격’이라고 규정했다. `군사적 직접 위협’이라는 군의 시각과 딴판이다.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스커드가 과연 누구를 겨냥했겠느냐”고 가슴을 치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은 한국정부의 대북 불감증을 지적한 것으로 들린다. 미사일이 발사된 순간에도 남한의 항구에서는 북한에 보낼 비료가 선적되고 있었으니 더 이상 말할 게 없을지 모른다. 북한 미사일에 대해 `인공위성’가능성을 언급했을 정도니 새삼 말할 것도 없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대통령이 전화 통화한 다음에도 청와대 발표는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부시 대통령이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통화에서 `상응한 응징’을 논의한 것과 궤가 다르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외교 이외의 수단’까지 언급하는 상황이니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합의는 청와대의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인가.
 정부는 미사일 위기가 불거진 지난 5월 이후 세 차례나 북한에 미사일 발사 자제를 촉구했다.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쌀이나 비료 지원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북한은 비웃기라도 하듯 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했다.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비료를 선적해 보내는 남한이 안중에 있을 턱이 없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은 계속하겠다”는 남한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겠는가.
 서울대의 한 교수는 “정부가 미국과 잘 공조해 한 목소리를 내도 해결이 어려운데 미사일 발사 전부터 개성공단과 금강산사업은 계속하겠다는 말이나 하고 있으니 북한이 남한을 신경이나 쓰겠느냐” 지적쀨다.
 남북관계가 꼬이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북한은 지난 5월 철도 시험운행을 분(分) 단위 행사 일정까지 합의해 놓고 하루 전 파기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세 번이나 방북해달라고 초청해 놓고선, 김 전 대통령이 가겠다고 하자 지난달 말 무산시켰다.
 그 와중에서 북한 조평통 안경호 서기국장은 “한나라당이 권력을 잡으면… 온 나라가 전쟁의 화염 속에 휩싸일 것”이라고 망언을 늘어놨고, 그는 다시 광주에서 열린 6·15 행사에 나타나 한나라당 비난 발언을 계속했다. 정부가 그에게 따끔하게 나무랐다는 보도는 접하지 못했다.
 남북군사회담 북측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평화가 없는 협력과 교류란 있을 수 없고 전쟁의 위험을 덮어둔 평화정착이란 지뢰밭에서 콩마당질을 하겠다는 식의 어리석은 처사”라고 말했다. 남북철도 운행 합의를 파기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딱 들어 맞는다. 평화가 없는 협력과 교류가 무슨 의미인가. 미사일을 쏴대고, 특히 스커드 미사일로 남한에 공갈 협박하는 북한과 어떤 성격의 평화를 말할 수 있는가.  쌀과 비료는 그렇다 치고, 미사일이 날아 다니는 그 아래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이 진행되는 게 얼마나 무모하고 황당한 일인가. 북한의 남포항 현대화를 위해 국민 혈세를 쏟아 붓는 계획을 세우는 정부당국의 어리석음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쌀과 비료를 받아가고, 북한 주민을 입히고 신길 물자를 수천억 원씩이나 받아가기로 합의해놓고 미사일로 위협하는 마당에 남북경협과 교류는 큰 의미가 없다. 김대중 정권의 대북 달러 지원과, 현 정권의 퍼주기가  핵과 미사일로 돌아왔어도 남북경협을 외치는 게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 그런데 대포동은 문제고 노동 미사일과 스커드 미사일은 별것 아니라는 식이다. 정말 걱정이다. 대통령의 침묵도 `국민을 불안케 하지 않기 위해’라고 했던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