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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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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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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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는 찰과상, 찢김(박리), 찟어짐(자상)등이 있다. 몸에 상처가 나면 우선 지혈을 해야 한다. 상처 난 부분을 거즈나 수건으로 지그시 눌러서 흐르는 피를 멈추게 한 후, 소독하고 연고를 바르거나 심하면 병원에 가서 꿰매야 한다.

몸에 상처가 나면 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마음의 상처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그 상처가 평생 가기도 한다.

데이빗 A.씨맨즈의 ‘상한 감정의 치유’는 내적 치유의 고전이라고도 불린다. 저자는 오랜동안 받은 상처는 한순간에 치유되지 않고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이다. 포기하지 않고 그 상처들을 보듬어 주고 정성을 다하여 품어 주면 어느새 새 살이 돋아나고 회복된다.

과거에 난 상처 때문에, 혹은 상한 감정 때문에 마음이 괴롭고 아프거나 고통스럽다면, 그 상처들을 피하거나, 억누르지 말고 잘 보살피고 치유하면 얼마든지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피하고 숨긴다면 그것들은 더 큰 상처가 되어 우리들을 더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다.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폰테인 할머니는 전쟁에서의 쓰라린 패배를 말한다. “세상은 절대 우리를 삼키지 못해, 하지만 없는 것을 자꾸 연연해 하고,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하고 회상할 때 스스로를 삼켜 버릴수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은 갑자기 낯설고 두려운 상황에 빠지면 외로움을 느낀다. 뒤를 돌아보며 후회한다. 자신을 뉘우치며 자책도 한다. 때로는 절망하고 분노도 느낀다. 결과는 패배이다. 갑자기 닥친 어떤 변화와 심각한 손실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상처가 있다는 것은 회복도 있다는 것이기에 쉽게 포기하거나 낙담해서는 안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상처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상처를 인정할수 있으면 그 치료 방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옛말에 ‘병은 알리고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 는 말이 있듯이 병은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좋다. 병을 감추고 가리려고 하다가는 더 큰 문제가 생긴다. 과거에는 좋았는데, 과거에는 풍족했는데, 과거는 건강했는데, 과거에는 평안하고 행복했는데 하는 미련과 회상에 잠기지 않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과거의 일을 생각하고 돌이키는 것은 상처를 자꾸 키우는 것이고 그러면 더욱 상처는 악화되어 나중에는 견디기 어렵게 된다. 상처를 싸매고 낫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예루살렘 근처 베데스다라는 연못이 있다. 그 연못은 물이 좋다는 소문이 있었고 물이 동할 때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 낫는다는 전설이 있었다. 거기는 수많은 환자들이 모여들었다. 그 연못 근처에는 38년동안이나 걷지 못하고 누워있는 환자가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베데스다 연못 근처를 가시다가 38년 된 환자를 보시고 먼저 물으셨다. “네가 낫기를 원하느냐?” 그 환자는 말했다. 예수님 물이 움직일 때 저를 못에 넣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제가 연못에 들어가기 전에 다른 사람이 먼저 들어갑니다. 이 환자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은 사람이었다. 물이 동할 때 그 누구도 자기 곁에는 없었다. 그 마음에는 절망감으로 가득 찼고 패배 의식과 자신과 환경을 원망하며 분노로 가득 찼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환자를 고쳐주셨다. 마침 그날은 안식일이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병을 고치면 율법을 범하게 된다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예수님은 안식일보다 사람이 더 중요함으로 그 환자를 안식일을 어기면서까지 고쳐주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신다. ‘네가 낫고자 하는냐’ 그런데 사람들은 외적으로 드러나는 병이야 언제든지 낫기를 바라지만, 마음속에 있는 병이 치유되는 것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냥 감추고 시간이 지나가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큰 착각이다. 내 마음속에 병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음의 병을 알고 있지만 그 상처를 치유 받기 위해 용기를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신의 상처를 감추고 숨기려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감추어진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는 일이 우선이다. 마음에 상한 감정들이 많으면 웃음이 점점 사라지고 무표정해지고 무감각해진다. 결국 무력증에 빠지면서 생활이 무절제하게 된다.

우리 속담에 ‘눈물로 표현되지 않은 슬픔은 몸으로 울게 한다. 몸이 말하지 않으면 위장이 점수를 매기고야 만다’ 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들이 많다. 우리 속에 잠자고 있는 성인 아이들과 인생의 쓴 뿌리들을 숨기지 말고 드러내고 고백하고 표현함으로 비로소 마음의 상한 감정들은 치유되고 회복되기 시작한다. 삼라만상이 푸르른 5월이다. 가족과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푸른 하늘과 녹색의 자연을 보면서 더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상처들은 새살이 돋아날 것이다.

김기포 포항 명성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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