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도 가능한 이야기일지, 국내 간이식 수술 현황과 효과는 어떤지 18일 경희대학교병원·후마니타스암병원의 김범수 간담도췌장외과 교수와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의 신현필 소화기내과 교수 그리고 이승환 소화기외과 교수 3인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우선 어떤 원인이든지 간세포 손상이 발생해 간수치 상승, 황달 및 간성혼수 등이 발생하는 경우를 ‘급성 간부전’이라고 한다. 어떠한 보존 치료, 내과 치료에도 간 기능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즉시 간이식을 해야 한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 간염(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등)이 있다가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도 있으며 약물성 간염(아세트아미노펜), 음주, 한약 및 각종 정체를 알 수 없는 건강보조식품 등이 간 기능 부전의 급성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만성 간질환이 없는 급성 간부전 환자는 간이식을 대기할 때 응급도 높은 순위에 속한다. 뇌사자를 기다릴 여유가 없다면 만성 간질환은 바이러스 간염 및 알코올성 간경변증, 자가면역성 간염, 경화성 담관염 등이 만성적으로 진행돼 복수, 황달, 정맥류 출혈 등 합병증이 나타난다면 간이식을 한다.
신 교수는 “만성 간질환자 중 간 기능이 많이 떨어진 환자에서 비교적 조기에 간암이 발견된 경우 간이식이 이뤄지기도 한다. 전체 간이식 환자의 40%가 간암을 동반한다”며 “간암의 경우에는 간 외 전이가 없고 초기 간암일 때 수술해야 재발률이 낮으므로, 이식 수술이 가능하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간이식은 혈액형이 같은 만 16세 이상 55세 미만의 건강한 경우에 가장 적합하다. 건강 상태나 간 기능에 따라 65세까지도 해줄 수 있다. 생체 기증자의 경우 B형 또는 C형간염, 성병 같은 전염성 질환과 고혈압, 당뇨 등 전신 질환이 없어야 한다.
특히 간에 심한 지방간 및 염증이 없고, 간의 크기와 모양이 기증에 적합하며 해부학적 변이 등도 없어야 한다. 혈액형이 달라도 간이식이 가능한데, 수술 전 수혜자에게 거부반응 없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탈감작요법을 해야 한다.
생체 간이식을 준비하면서 기증자가 없다면 동시에 뇌사자 등록을 해야 한다. 이식 대기자 정보는 뇌사 추정자가 발생했을 때 응급도에 따라 가장 적절한 대기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응급도는 의학적 수준에 따라 멜드 응급도 점수가 있는데 보통 가장 위급한 환자에게 간 기증 기회가 주어진다.
김 교수는 “간이식을 할 때는 간이식 환자의 간을 전부 절제한 뒤 간을 이식한다”며 “간 기증자의 경우 간의 65%를 절제하는데 절제된 간은 수술 후 6~8주 뒤에 수술 전 상태의 90~95%까지 재생된다. 수술 전 기증 적합성 검사에서 별 문제 없었다면 장기적으로 간 기능에 문제는 없다”고 소개했다.
최근 수술의 발달, 수술 전후 관리, 면역억제제의 발전으로 간이식 후 3개월 생존율은 90% 이상이며 3년 생존율도 80%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승환 교수는 “수술에 성공하면 단순히 몇 년 더 사는 정도가 아니라 평생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알코올성 간장애로 간을 이식받은 환자는 1년이 지난 뒤에 건강한 모습으로 사회생활도 하게 되는데 간혹 음주를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기증자 및 의료진과의 신뢰에 금이 가는 일이다. 절대 금주가 원칙이며 면역억제제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간이식은 지난 1994년 이후 다른 사람 간의 일부를 이식받는 생체 간이식이 가능해지며 점차 늘어나 현재 국내에서는 뇌사 기증보다 간이 건강한 생체 기증자를 통한 간이식이 더 활발하다. 외국은 사망률이 1000명에 2~5명 정도로 보지만 국내 이식 수술에 기증자가 사망하는 경우는 이보다 드물게 발생한다.
이 교수는 “국내 간이식 성적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하다. 최근 간 이식 대상 환자의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으며, 이전에는 꺼렸던 60세 이상 환자의 수술도 성공률이 높아져 간 이식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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