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살기 좋은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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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살기 좋은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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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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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유난히 그 속도가 빠르다. 고령화 속도도 유례없이 빨라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출생률도 급격히 감소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가임기 여성이 평생 동안 낳는 자녀수가 0.78명이라는 통계청의 발표는 많은 충격을 주었다. 2022년 자료로 나온 합계출생률이 1명이 안 된다는 말이고 2020년 기준 OECD 평균 합계출생률인 1.59명의 50%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우리나라의 출생률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정부는 여러 가지 정책적 지원으로 출산율을 올리려고 하지만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을 본 미국의 한 학자는 망했다는 표현을 썼다. 그만큼 비관적이라는 말이다. 2006년 우리나라를 인구소멸 1호 국가로 전망한 학자는 2750년에 국가소멸의 위험을 말했다.

세계는 기후변화와 자원의 부족으로 거주지역이 줄어들어 인구감소가 일어나고 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구 문제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이다.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살기 편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일을 구하는 것이 쉽고, 살고 싶은 주택의 보유가 쉽고, 아이들을 키우는 환경이 안정적이라는 말로 인구의 증가가 일어나야 할 것이다. 기술과 경제의 발전이 매우 빠른 오늘날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달라진 기술이 생활환경에 적용되는 일이 빠르다 보니 배우는 일을 멈추기 어렵다. 높아진 교육열은 남녀를 불문하고 대학교육은 물론 그 이상의 교육이 진행되고 과거보다 높아진 생활의 질이나 워라벨은 가치를 중심으로 선택되는 행동을 지향하고 있다. 사람들과 라이프사이클은 이렇게 달라지고 있는데 기업조직과 가정에서는 과거의 문화를 벗어내지 못하고 있다. 여성의 인적자원을 가사노동에만 국한시키거나 남성의 지휘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가 존재하고 승진 차별은 물론 직종차별도 존재한다. 따라서 능력이 뛰어난 여성의 경우 자신의 사회생활을 위해 결혼을 하지 않고 사회 경력을 더 쌓는 일이 빈번해 졌다. 남성들도 외벌이로 가족을 부양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알고 결혼을 하지 않거나 맞벌이를 하는 여성을 찾고 있다.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일이 두 사람의 힘을 모아 더 나은 생활을 위한 협력이 되어 버렸다. 자녀의 탄생이 협의 사항이 된 것은 두 사람이 살아가기에도 버거운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양육비용이 생각보다 크지만 그보다 앞선 문제가 육아이다. 아이를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야 아이를 돌볼 수 있는데 한두 번의 조정으로 충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보모를 두고 맡겨야 하는 상황인데 만족할 수 없는 인프라와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부모의 불안을 재워주지 못하고 있다. 결국 기관이나 사람을 믿지 못해 여성이 직업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게 된다. 아이를 어느 정도 기른 후 다시 사회생활을 하려고 해도 경력이 단절된 상황에서 다시 예전의 직업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사회에서 원하는 나이를 넘겨버려 안정적 직장을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접하게 된다.

결국 세계 최저의 출산율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사회가 사람들의 라이프 사이클의 발전을 쫓아가지 못해서 생긴 일이다. 사람들이 체감하는 생활이 점점 힘들어지니까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나 자신도 온전히 살아내지 못하는 현실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가정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일자리마저 이직과 전직이 쉽지 않은 사회이다 보니 선택의 폭이 더 좁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은 1인 가구이다. 전체 일반가구의 30%를 넘어서 3가구 중 1가구가 1인 가구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1인 가구가 되겠지만 생산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온전한 직업을 만나지 못하고 가정을 이루지 못한다면 이들에게서 자녀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소멸되는 국가가 되지 않으려면 여기서부터 고쳐야 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이 없어야 하고 주거공간의 확보가 힘들지 않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의식주의 해결도 어려운 상황이 되면 누구도 다음단계의 걸음을 걷기 어렵다. 정책은 이 문제부터 풀어내야 사상 초유의 저 출산율을 수정하고 소멸국가의 위험을 벗어던질 수 있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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