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말 못할 고통 ‘전립선 질환’… 절반 이상 치료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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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말 못할 고통 ‘전립선 질환’… 절반 이상 치료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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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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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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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이 왔다. 하지만 가을은 ‘남자가 떠는 계절’이기도 하다. 남자만이 가지고 있는 ‘전립선’ 건강에 일교차가 큰 가을은 썩 좋은 계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 연구팀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진료를 받은 전립선 비대증 환자 144만6465명을 분석한 결과, 하루의 온도 차가 14도를 넘어서면 전립선 문제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온도 차가 4도 이하일 때보다 48%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립선이 낮은 기온에서 수축했다가 기온이 올라가면서 제대로 이완되지 못해 소변 길이 막혀 응급실까지 찾게 될 정도로 위급한 상황에 이른다고 설명한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밑, 직장(直腸) 앞쪽에 있는 밤톨만 한 크기의 남성 생식기관이다. 정액의 일부를 만들어내고 정낭과 함께 정액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전립선 위쪽에는 방광경부, 즉 방광에서 요도로 연결되는 부위와 닿아 있어 비대해질 경우 ‘소변 길’인 요도가 좁아지고, 소변 줄기가 가늘어진다.

문제는 남성이 50대가 되면 전립선 내부에 비대성 병변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대한비뇨의학회에 따르면 전립선은 갓 태어난 아기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그 크기는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작다. 사춘기가 되면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전립선이 조금씩 커지면서 30세 전후가 되면 밤톨(20그램)만한 크기가 된다.

그후 변화가 없다가 40세 이후에 다시 전립선 성장이 시작된다. 이렇게 점점 전립선의 크기가 커지게 되면 소변보기도 점점 어렵게 되곤 하는데, 60대 남자의 60%, 80대의 90%에서 전립선 비대증이 유발되며 그중 50%의 환자군에서 여러 가지 배뇨장애 증상을 호소하곤 한다.

선천적으로 고환 기능 부전이 있거나 고환이 없는 남자는 전립선 비대증이 일어나지 않는데, 이 사실로 미루어 보아 전립선이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국내 50~70대 전립성비대증 환자의 절반 이상은 소변을 볼 때 불편한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다.

대한비뇨의학회가 지난해 11월 서울·경기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50~70대 남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립선비대증 환자 52%가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등의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지 않아 만성화되면 방광 결석, 신장기능 저하, 요폐(방광 안의 소변이 배출되지 않는 것)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현준 대한비뇨의학회 홍보이사는 “소변을 본 지 2시간 안에 또 소변이 마렵거나 소변볼 때 금방 나오지 않는 등의 배뇨 문제가 생기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전립선 비대증이 전립선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발생 부위도 다르다. 다만 전립선 비대증의 증상과 비슷해 방치하다 암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배뇨 문제가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나이가 들었다는 것 자체가 전립선암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전립선암 발병률을 보면 머지않아 남성암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전립선암 환자는 1만6815명으로 남성 암 가운데 폐암, 위암에 이은 세 번째를 차지했다. 최근 5년 사이 무려 40% 증가한 수치다.

다행인 건 전립선암은 그나마 다른 암에 비해 진행이 느린 편이다. 5년 생존율도 95.2%로 높다. 하지만 진단이 늦어져 다른 장기로 퍼질 경우 생존율은 45.9%까지 떨어진다.

특히 전립선암은 다른 암종과 달리 뼈 전이가 흔히 나타난다. 4기 환자의 75%가 뼈에 암이 전이됐다. 문제는 전립선암 환자 대부분이 고령자이기 때문에 골밀도가 높지 않아 골절, 척수 압박 등 골격계 합병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상철 교수는 “합병증 자체만으로도 뼈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약해진 뼈는 아주 작은 충격에도 부러지기 쉽다”며 “척수 압박이 일어날 경우 하지 마비까지 진행돼 영구적인 장애를 일으키고 생존도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전립선암이 뼈에 전이됐을 때 진단 즉시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하는 게 좋다.

이 교수는 “부작용이 덜한 치료약물도 건강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뼈전이가 있다면 암 치료뿐만 아니라 합병증 예방 치료도 적극적으로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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