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현역 유리 ‘깜깜이 선거구’ 이 고질병 고쳐야 하지 않나
  • 경북도민일보
또 현역 유리 ‘깜깜이 선거구’ 이 고질병 고쳐야 하지 않나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3.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 4월 10일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12일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에도 국회가 선거구 획정안 제출기한 관련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현역 의원들은 ‘깜깜이 선거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즐기고 있다.

정치신인들에게 절대 불리한데도 불구하고 공직선거법을 관행적으로 어기는 이 악순환은 어떻게든 끊어내야 한다는 여론이다. 언제까지 고양이들의 알량한 양심에 생선가게를 맡겨놓을 것인가.

지난 5일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획정안을 제출했다. 공직선거법상 획정위는 총선 1년 전인 지난 4월 10일까지 획정안을 보고하도록 돼 있지만, 또 무시됐다.

여야 간 최종 합의는 내년 총선 임박해서야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경북도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에 따라 영주·영양·봉화·울진군 선거구와 군위·의성·청송·영덕군 선거구가 영주·영양·봉화군, 의성·청송·영덕·울진군으로 선거구 구역이 조정될 전망이다.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내년 총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됐다. 하지만 의정 보고회나 현수막 게시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현역 의원들에 반해 운신의 폭과 활동 범위가 좁고 인지도 면에서 열세인 정치신인에게는 여전히 불공정한 출발이 될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을 어디에서 얼마나 어떻게 뽑을지 규칙과 기준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현장에서의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판에 예비후보자 접수를 개시하는 것은 운동장도 정해주지 않고 육상경기 출발신호부터 울리는, 말도 안 되는 부조리극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국회의 선거구 획정 늑장 처리는 총선 때마다 반복되는 악습이다.

지난 21대 총선 때는 선거일을 불과 한 달 남짓 남긴 3월 6일에야 획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었다. 어지럽기 짝이 없는 이상한 선거였던 21대 총선은 위성정당 등 우리 선거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 이번에도 달라질 기미가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 개편을 유치한 밥그릇 싸움터가 돼버린 국회에 더 이상 맡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귀가 솔깃해진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 영락없이 짬짜미로 법을 뭉개버리는, 수준 미달의 입법기관에 어떻게 이 중대한 결정을 더 맡길 것인가 하는 한탄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틈만 보이면 현행법을 무시해버리는 입법기관이라니, 이게 대체 말이 되나. 언제나 돼야 진정한 자존심을 제대로 지닌 선진 국회를 볼 수 있을 것인가. 지금부터 펼쳐질 여야의 목불인견(目不忍見) 게리맨더링 샅바싸움 놀이가 걱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