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상생의 정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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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상생의 정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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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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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4년 전 밀어붙여 도입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헌신짝 버리듯 버리려고 하고 있다.

일부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병립형 회귀는 사실상 시간문제인 상황이다. 정치권이 그동안 자신들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한 것이 한두 건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불체포특권 포기 번복을 들 수 있다. 이제 정치개혁의 핵심인 것처럼 밀어붙인 선거제도도 일회용으로 전락시키는 것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대국민 정치개혁 약속을 이렇게 쉽게 깨는 집단의 약속을 국민들이 더 이상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 눈앞의 승리만을 위해 정당이 명분과 가치를 저버리는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국민과 한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포기하는 것은 공당으로서의 자격을 의심하게 한다.

공자는 무기, 식량, 신뢰 가운데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기를 버리라고 했다. 그다음은 식량을 버리라고 했고,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것으로 신뢰를 꼽았다. 신뢰를 잃은 국가는 존재할 수 없듯,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당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렇듯 약속을 쉽게 뒤집으려는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어떤 약속을 하더라도 그 약속을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은 없을 것이다. 양치기 정당은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물론 민주당이 연동형 대신 병립형으로 회귀하려는 이유는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 가능성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금지법 제정에 협조하지 않는 한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어야 선거에서 피해를 보지 않는다.

그러나 연동형 선거제도는 어느 정당에 더 유리하느냐는 계산보다는 국민과의 약속이고, 옳은 방향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

대한민국 정치권은 3김 시대라고 할 수 있는 김영삼, 김대중 정권 이후 끊임없이 갈등과 대립의 정치를 이어왔다. 동물국회라는 비난을 받으며 국회가 싸움장으로 변질되어 왔다. 비록 국회선진화법이 추진됐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갈등과 대립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병립형 선거제도는 국민배신과 역사적 퇴행이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13일 선거법 퇴행을 막기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멋없게 지면 최악”이라고 일갈했다.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야합을 한다면 이는 대국민 배신이다.

21대 총선에서 거대 의석을 확보한 야당은 압도적 의석을 무기로 사사건건 탄핵을 추진하고,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며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정치권에서 대화가 실종되고, 상살(相殺)의 정치만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정치권이 동업자 정신으로 상살이 아닌 상생의 정치를 펼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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