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프리에이전트(FA) 선발 투수들의 거취가 속속들이 정해지고 있다. 새 둥지를 찾고 있는 류현진(37)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계약에 마침표를 찍은 류현진은 현재 시장에 나와 새 팀을 물색 중이다.

시즌 종료 후 한국을 찾은 류현진은 “12월 중순이 되면 (계약과 관련해) 뭔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는데, 예상보다 이적 시장 흐름이 더뎌지면서 해를 넘기도록 류현진의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래도 선발 투수 시장은 FA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LA 다저스와 계약한 이후 활기를 띄고 있다. 루카스 지올리토(보스턴 레드삭스), 프랭키 몬타스(신시내티 레즈), 마이클 와카, 세스 루고(이상 캔자스시티 로열스), 소니 그레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여러 선발 투수들의 계약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이들보다 후순위로 밀려있지만 MLB에서 잔뼈가 굵은 류현진의 이름도 현지 매체로부터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인 빅마켓 구단 뉴욕 메츠를 시작으로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떠올랐고, 최근엔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류현진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비록 아직은 현지 매체의 추천성 보도에 그치고 있지만, 꾸준히 이름이 언급되는 건 새 팀을 찾고 있는 류현진에게 나쁠 것이 없다.

선발 투수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는 점 역시 류현진에게 호재다.

야마모토를 시작으로 최근 계약을 맺은 선발 투수 대부분이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의 계약을 맺고 있다. 총액 1000만달러 이상은 기본이다. 특히 부상 이력이 있는 지올리토(2년 총액 3850만달러)와 몬타스(1년 1600만달러)도 연평균 1000만달러가 넘는 계약을 체결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올리토는 계약서에 옵트아웃 조항까지 삽입했다.

류현진도 2022시즌 도중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부상을 딛고 복귀해 시즌 말미까지 건강하게 던지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1~2선발까지는 아니더라도 로테이션 한 자리는 충분히 책임질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줬다.

실제 계약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선발 보강이 필요한 팀들은 급해질 수밖에 없고 결국 류현진에게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벼랑 끝 협상 전략으로 기대 이상의 계약을 이끌어내는 스캇 보라스가 류현진의 에이전트라는 것도 믿을 구석이다.

MLB 잔류 뿐만 아니라 KBO리그 유턴 가능성도 존재한다.

류현진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했기에 KBO리그로 돌아올 경우 무조건 친정팀 한화 이글스와 계약해야 한다. 만약 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현실화 될 경우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6년 152억원을 뛰어넘어 프로야구 역대 최고액을 기록할 것이라 보는 시선이 많다.

한화도 꾸준히 류현진과 접촉하고 있다. 최근엔 손혁 한화 단장이 류현진과 만남을 갖기도 했다. 한화 측은 의례적인 연말 모임이었다고 밝혔지만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두 사람이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한화는 류현진의 복귀를 대비해 비시즌 지출에 신경쓰는 등 샐러리캡도 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