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사찰에 산바람 타고 ‘악취 풀풀’
  • 신동선기자
고즈넉한 사찰에 산바람 타고 ‘악취 풀풀’
  • 신동선기자
  • 승인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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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흥해읍 자비사 신도들, 인근 축사 악취문제로 고통 호소
축사측 “악취문제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 했다”
행정당국 “현장 확인 후 갈등 해소 위해 조치 취하겠다” 답변
새해벽두부터 포항의 한 마을에서 축사 악취 문제로 주민과 축산업자간 갈등이 일고 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매산길에 있는 작은 사찰 ‘자비사’.

매산저수지 아래로 펼쳐진 협곡을 지나 불어오는 산바람은 이 사찰의 자랑이었다. 지난 1995년 건립된 이후 최근까지 이 사찰에 속한 신도 수는 400여 명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사찰 측은 인근 축사로 인한 악취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찰 측에 따르면 인근 축사가 들어서면서 산바람은 악취를 떠오르게 하는 악몽이 됐다.

사찰 관계자는 “이곳은 여름이면 에어컨을 켤 필요가 없는 청량한 곳인데 수년째 악취로 인해 방안에 갇혀 살아야 하는 신세”라며 “봄과 여름이면 악취는 더욱 심하다”고 토로했다.

해당 축사는 지난 2012년께 매산저수지 하류에 들어선 이후 주민들과의 관계는 완만하게 유지돼 왔다.

사찰 측은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사찰 내 불교문화대학을 운영하면서 많은 신도들로부터 공기가 좋기로 호평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부터 축사 측이 가축 수를 늘리면서 이로 인한 악취도 심해졌다는 게 사찰 측의 주장이다.

현재 축사에서 사육되는 소 두수는 30여 마리다. 300여 평 미만의 소규모 축사인데도 악취문제가 불거지는 데에는 축사와 사찰과의 거리가 150여m 거리에 불과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주위에서는 이 정도 거리면 산바람을 타고 가축 개체 수에 따라 악취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비사 주지스님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봄마다 당국에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 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아직 악취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삶의 질은 축사 악취문제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며 “행정관청이 뒷짐만 지고 있다면 누구에게 호소하겠냐”고 하소연 했다.

사찰 측은 이달 초 주지스님과 신도들 명의로 포항시 관계부서, 시의회 및 환경단체 등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축사 관계자는 “가축 두수는 건평에 정해진 규정대로 늘려왔다”며 “축사 문제로 악취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축 분뇨 등 청결 상태를 유지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악취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미생물 사료 등을 활용해왔고, 실제로 주변에는 악취문제로 인한 민원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찰 측과 지속적인 대화로 갈등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며 “악취문제는 물론 축사 청결유지를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

포항시 북구청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한 뒤 갈등이 해결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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