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방과 결혼” 문경 소방관 2명 끝내 못 돌아왔다
  • 신동선기자
“나는 소방과 결혼” 문경 소방관 2명 끝내 못 돌아왔다
  • 신동선기자
  • 승인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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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화재 소방관 2명 참변
‘인명구조사’ 김수광 소방교
‘특전사출신’ 박수훈 소방사
작년 경북북부 집중호우 때
68일간 실종자 수색도 참여
평소 투철한 사명감 정평나
경북경찰, 전담수사팀 구성
문경 화재원인 조사에 착수
1일 오전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건축구조기술사와 소방 관계자가 건물 추가 붕괴 가능성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1
문경시 육가공업에서 불이 나 구조대원 2명이 숨졌다. 순직한 소방관들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 소방교(27)와 박수훈 소방사(35)로, 화재 진압 도중 건물에 고립되면서 끝내 빠져나오지 못하고 참변을 당했다.

1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7분께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고(故) 김 소방교·박 소방사가 무너진 건물 속에 갇혔다.

화재가 발생한 공장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연면적 4319㎡, 4층 높이 건물로 2020년 5월 사용 허가를 받았다. 화재 당시 공장 관계자 5명이 대피했고, 이 중 1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장비 63대와 인력 348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은 오전 0시 21분께 화마 속에 고립돼 있던 한 구조대원의 시신을 발견한데 이어 오전 3시 54분께 나머지 구조대원의 시신을 수습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순직한 김 소방교는 2019년 7월, 특전사 중사 출신인 박 소방사는 2022년 2월에 임용됐다.

2019년 공채로 임용된 김 소방교는 지난해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소방사는 특전사에서 근무하다 2022년 구조분야 경력경쟁채용에 합격해 임용됐다. 평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말할 정도로 소방관 직업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소방관은 지난해 7월 경북 북부 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실종자가 발생하자 68일 동안 수색 활동에도 참여했다.

문경 화재 현장에 투입된 이들은 같은 팀 대원 2명과 4인 1조로 건물 3층에서 인명 검색과 화점 확인을 하던 중 불길에 휩싸이면서 고립됐다 끝내 모두 숨졌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현장 브리핑에서 “불이 난 공장은 4층 규모이며, 3층의 튀김기에서 최초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장례식은 3일장으로 치르며, 오는 3일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영결식이 진행된다.

경북도소방본부는 상주·문경·구미 소방서에도 분향소를 설치해 시민들의 조문을 받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에게 국립현충원 안장과 1계급 특진,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키로 했다.

한편 경북경찰청은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 업체 공장 화재와 관련, 전담수사팀을 꾸려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공장 주변 CCTV와 공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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