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고작 70일이다. 새로운 비전을 갖고 한창 의욕적으로 일을해도 부족할 시점이다. 그런데 지금 새 정부가 코너에 몰려 있다. `땅부자’ 내각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선으로 국민들 속을 박박 긁어놓은 데 이어 미국산 쇠고기 전격 수입결정으로 민심이탈을 자초했다. 광우병 촛불집회의 배후가 의심스럽지만 일단 빌미를 준 정부에 일차 책임이 있다. 엊그제 취임한 이 대통령 `탄핵 청원’운동까지 벌어지게 만든 것은 보통문제가 아니다.
원인을 밖에서 찾을 게 없다. 국민 반감이 형성된 첫 계기는 `강부자 내각’이다. 집권층이 돈이 많다는 이유만이 아니다. 각료들의 재산형성 과정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청와대가 문제 각료들을 감싸면서 서민들에게 박탈감을 주었다. 평균 재산 35억원이 넘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재산은 기름을 끼얹었다. 그렇다고 `경제대통령’의 진면목이 드러난 것도 아니다. 서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뛰는 물가에 넋을 잃은 상태다.
부글부글 끓는 민심에 쇠고기 수입은 진보언론의 `광우병 괴담’과 철없는 연예인들의 `호들갑’으로 성냥불을 그어댔다.
이 대통령은 민심과 아랑곳 없이 “(미국 쇠고기가) 마음에 안들면 적게 사먹으면 된다. 일본 화우는 한 마리에 1억원인데 잘 팔린다”고 가볍게 언급함으로써 축산농가는 물론 일반 서민 소비자를 자극했다. 그 사이 움추러들었던 진보-좌파와 시민단체들이 신발끈을 다시 매고 길거리로 뛰쳐 나왔다. 청계천에 모인 촛불집회 참가자의 대부분이 중고등학생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기가 막힌다.
이 대통령은 또 일본 방문 중 “낡은 과제인 독도, 일본 교과서 문제를 호주머니에 넣어두고 드러내지 말자”고했다. 한일 양국이 `과거사에 더이상 얽매이지 말자’는 의미다.그러나 인터넷에서는 이 대통령이 “독도를 포기했다”는 악질적 유언비어가 유포됐다. 밥 먹고 인테넷에 매달린 악의적 네티즌도 문제지만 시빗거리를 제공하는 듯한 발언도 문제는 문제다.
인터넷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과 촛불시위를 선동하는 세력을 찾아야 한다. 동시에 이명박 새 정부는 왜 사태가 이리 악화됐는지 살을 깎는 반성을 해야한다. “CEO 가 결정하면 따라오라”는 이 대통령의 기업인적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야당주장처럼 `부자들만 살찌우는’ 정책 때문인지 맹성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지리멸렬해서야 어떻게 5년간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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