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까치놀’이니 `까치멀기’라는 게 있다. 물결이 세차게 일렁거릴 때 마치 까치 뱃바닥처럼 하얗게 보인다해서 생긴 말이다. 너울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전광용의 `흑산도’에 너울이 나온다. “개펄은 장작 횃불에 야시(夜市)처럼 환했다. 그러나 간밤부터 몰아치는 돌개바람은 아직도 가라앉지않고 너울은 굶주린 이리떼처럼 태질을 했다.” 작가의 표현대로 너울은 굶주린 이리떼처럼 사람도 삼키고, 재산도 쓸어가 버리기 일쑤다.
며칠전 충남 보령앞바다에서 대형 파도가 일어 귀중한 목숨이 또 여럿 희생됐다. 파고가 10m는 됐다. 그러나 그 직전 바다는 잔잔했다. 그러니 의문이 남는다. 파고 0.1~0.2m. 서남서-남서풍 0.5~4m/s.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집채보다 더 큰 파도가 돌발했을까.
전문가들조차 자신있는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상황이 애매하다. 폭풍이 분것도 아니니 폭풍해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지진이나 화산폭발도 없었으니 쓰나미(津波)도 아니다. 큰 물결을 만들어낼 바람에너지도 없어 너울도 아니라고 한다. 그럼 도대체 뭔가. 참으로 헷갈리는 노릇이다.
이 날벼락 같은 파도가 동해안 주민들에게 또 경보를 울리고 있다. 동해안이야말로 `너울성 파도’의 상습피해 지역인 까닭이다. 보령형 살인파도는 기상예보조차 불가능했다고 한다. 포항 신항만 방파제를 자주 찾는 낚시꾼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다. 당국도 허술한 안전시설을 다시 한번 챙겨봐야 할 때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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