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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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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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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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심 30-1800m 바닷속 진흙이나 모래바닥에 사는 야행성의 십각목 바다 생물. 성숙한 놈은 주로 수심 200-300m 깊이에 서식하면서 한류를 좋아하는 어개류의 하나. 물고기 시체, 작은 물고기, 새우 오징어 문어 갯지렁이 등속을 먹고 살지만, 먹이가 궁하면 제 동족끼리 잡아먹고, 그도 여의치 않으면 자신의 다리를 잘라 먹는 녀석. 다리가 대나무처럼 기다랗게 생겨서 붙여진 이름, '대게'의 주요 속성들이다.
 경북의 동해안 영덕 강구와 울진 등 갯마을은 오랜 역사 속에 대게가 있어 유명했고 풍성했다. 생멸(生滅)해간 수많은 주민들이 대게와 더불어 삶을 영위했고 대게로 슬퍼했으며 대게로 기뻐했다. 많이 잡히지만, 귀하고, 귀하여 값 비싸지만 인기가 좋아 시중에선 늘 모자라는 고급 먹을거리로 민족과 함께 해온 것이 동해안의 이 대게다. 요즘은 지역끼리 브랜드 가치를 두고 서로 `00대게’가 원조네, `xx대게’가 진짜네 싸우고 볶는 일도 없지 않지만 어쨌든 대게가 범 동해안의 명물임은 다툴 수 없는 진실이다.
 요놈, 대게란 녀석이 인기가 있고 생산량에 비해 수요가 늘어나매, 값은 비싼데 다른 어패류처럼 양식을 할 수 없어 동해안 사람 너나없이 애태워온 세월이 그 얼마랴. 기다란 사각형의 그물을 펴 그물코에 걸리는 놈을 건져 올리거나 통발로 잡는 걸로는 국내 애호가들의 수요 충당에 어림도 없이 모자란다. 하여 `동해안산’이란 이름으로 러시안산 대게가 유통질서를 어지럽혀온 작금이다. 하지만 이제 그런 걱정을 날려버릴 날도 멀지 않았다.
 경상북도 수자원개발연구소가 최근 어린대게 인공종묘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은 이 같은 희망을 갖게 만든다. 재작년부터 대게양식 연구에 본격 착수하여 3년 만에 새끼대게 200여 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는 거다. 수년 전 일본은 일정부분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는 처음이다. 굉장히 반가운 뉴스다. 동해안 대게를 국민 누구든지 생각날 때면 언제 어디서나 싼값에 실컷 먹을 수 있는 날이 언제쯤 열릴까. 어민 못지않게 마니아들도 기다려진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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