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동해안 영덕 강구와 울진 등 갯마을은 오랜 역사 속에 대게가 있어 유명했고 풍성했다. 생멸(生滅)해간 수많은 주민들이 대게와 더불어 삶을 영위했고 대게로 슬퍼했으며 대게로 기뻐했다. 많이 잡히지만, 귀하고, 귀하여 값 비싸지만 인기가 좋아 시중에선 늘 모자라는 고급 먹을거리로 민족과 함께 해온 것이 동해안의 이 대게다. 요즘은 지역끼리 브랜드 가치를 두고 서로 `00대게’가 원조네, `xx대게’가 진짜네 싸우고 볶는 일도 없지 않지만 어쨌든 대게가 범 동해안의 명물임은 다툴 수 없는 진실이다.
요놈, 대게란 녀석이 인기가 있고 생산량에 비해 수요가 늘어나매, 값은 비싼데 다른 어패류처럼 양식을 할 수 없어 동해안 사람 너나없이 애태워온 세월이 그 얼마랴. 기다란 사각형의 그물을 펴 그물코에 걸리는 놈을 건져 올리거나 통발로 잡는 걸로는 국내 애호가들의 수요 충당에 어림도 없이 모자란다. 하여 `동해안산’이란 이름으로 러시안산 대게가 유통질서를 어지럽혀온 작금이다. 하지만 이제 그런 걱정을 날려버릴 날도 멀지 않았다.
경상북도 수자원개발연구소가 최근 어린대게 인공종묘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은 이 같은 희망을 갖게 만든다. 재작년부터 대게양식 연구에 본격 착수하여 3년 만에 새끼대게 200여 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는 거다. 수년 전 일본은 일정부분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는 처음이다. 굉장히 반가운 뉴스다. 동해안 대게를 국민 누구든지 생각날 때면 언제 어디서나 싼값에 실컷 먹을 수 있는 날이 언제쯤 열릴까. 어민 못지않게 마니아들도 기다려진다. 정재모/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