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의 해외연수 계획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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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회의 해외연수 계획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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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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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의회 의원들의 해외나들이 계획이 세간의 입질에 올랐다. 경주시의회 의원 21명 중 3분의 1이 넘는 8명이 오는 10일부터 17일까지 캐나다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데 대해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는 보도다(본보2일자 7면). `연수’ 목적은 `원자력발전시설 운영실태 견학’과 `관광산업 비교’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여행목적에 부합하는 일정은 7일 중 단 하루뿐이며 나머지는 인류학 박물관, 플레이서 전망대, 미네완카 호수, 로키 국립공원, 나이아가라 폭포, 등 관광지 중심 답사로 이뤄져 있다.
 시민의 비난이 의원들로서는 야속할지 모르지만, 그 같은 지적은 옳다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둘러싼 전국적 항의 분위기, 한우 고장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시국에 대한 정서, 동국대학교 의학전문대 이전설 등 민감한 지역현안이 산적해 있는 터다. 기초의회로서 챙겨야 할 일이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그런 판에 이를 외면하고 다수 의원이 그룹을 지어 외유성 해외여행길에 오른다면 시민의 눈초리가 싸늘해질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더욱이 지금 경주를 비롯한 경북 전역에서는 고유가의 영향으로 관광명소들이 개점휴업에 들어가다시피 하고 있다. 관광객이 자취를 감추고 관광업소들이 파리를 날리고 있는 형편이라며 아우성을 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경유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경북버스운송사업조합이 버스 적자노선 운행을 50% 감축하겠다고 나서는 등 그야말로 지역의 서민 사회가 온통 들끓고 있는 마당이다. 이런 현실을 제쳐두고 의원들은 엉뚱한 `연수 목표’를 향해 비행기를 타겠다는 것이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더 나은 의정활동, 더 나은 정책 개발을 위해 해외에 나가 견문을 넓히는 일을 마냥 나무라기만 할 일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 지방의원들의 해외 나들이에는 시기와 명분의 적합성 문제가 있는 법이다. 미국 쇠고기 수입이 눈앞의 현실로 닥친 마당에 주요 한우 생산지의 지방의회로서 과연 지금 외국의 원자력 발전 시설 운영실태니 관광산업 비교니 하는 일이 그리도 급한 것인지, 이에 대한 주민들의 심정은 어떠할 것인지, 경주시의회는 긴급히 되돌아 봐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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