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위해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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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위해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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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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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비극적 헤어짐 이후,
그곳에서 벌어지는 절망적인 일들

가슴 아픈 탈북자 가족 이야기`크로싱’
 
 북한 동북쪽 지방으로 중국 국경과 맞닿고 있는 함경북도.
 이 곳의 한 탄광마을에 사는 용수(차인표)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은 부인 용화(서영화)와 아들 준이(신명철)다. <사진>
 퇴근 후 아들과 함께 축구를 하는 시간은 그에게 가장 즐거운 순간이다. 넉넉하지 못하지만 입에 풀칠은 하는 형편이니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사는 것이 그가 가진 작은 행복이다.
 처음부터 남한으로 `귀순’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가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건너간 것은 결핵을 앓고 있는 아내의 약값을 벌기 위해서였다.
 벌목장에서 일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으지만 탈북자인 그는 그곳 공안에게 쫓기는 신세다.
 앓아 누운 아내를 생각하며 마음을 졸이는 그에게 어느 날 남한 사람들과 인터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목숨을 걸고 중국의 남한 대사관에 들어간 그는 그제야 그가 받을 수 있는 돈이라는 게 귀순 후의 정착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26일 개봉한 영화 `크로싱’이 주는 감동은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과 북쪽 주민들이 처한 안타까운 상황이라는 사실 자체의 묵직함에서 온다.
 `크로싱’(crossing)이라는 제목처럼 인물들은 살기 위해 자꾸 국경을 `넘어야’하지만 그럴수록 서로 `엇갈려’ 이별을 되풀이한다.
 모두 알고는 있으면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북한의 현실에 대해 김태균 감독이 내는 목소리의 톤은 그리 높지 않다.
 감독은 굳이 감동적인 순간을 가공하려 하지 않은 채 북한 주민들의 현실과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담히 풀어 놓는데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그가 집중한 것은 기교보다는 리얼리티에 있었던 듯하다. `화산고’, `늑대의 유혹’ 등 비주얼이 돋보이는 전작을 만들었던 그는 북한의 마을과 수용소, 국경 주변의 풍경을 마치 북한 현지에서 촬영된 것처럼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영화는 남한에 온 용수가 가족 걱정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과 아들 준이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며 둘 사이의 감정의 끈이 끊기지 않고 계속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용수가 서울에 들어오며 이들의 사연은 이제 북한이나 중국 같은 `먼 곳’의 일이 아니라 우리 주변 이웃의 사연이 된다.
 서울 도심을 배회하는 용수의 모습을 통해 먼 곳에서 펼쳐지던 안타까운 사연이 남한의 관객들 틈으로 들어온 것이다.
 용수가 남한에 올 즈음 부인 용화는 숨을 거뒀다. 홀로 남은 준이는 이웃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작은 여비를 마련해 아버지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남한에 정착한 용수 역시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 생각에 하루라도 편히 잘 날이 없다. 북한에 남겨두고 온 가족들과 연락을 취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던 중 수용소에 갇혀있는 준이의 소식을 들은 그는 `브로커’를 통해 준이를 몽골로 탈출시키려 한다.
 비극으로 치닫는 이 영화의 스토리가 관객들의 가슴을 두드린다면 이는 오래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차인표의 호연과 아역배우들의 열연 덕이 크다.
 차인표와 아들역의 아역배우 신명철은 담담히 인물의 진심을 담아냈고 그 결과 각자의 슬픔을 관객들의 안타까움으로 전이시키는데 성공했다.
 몽골지역 장소 헌팅까지 참여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한 차인표는 촬영 전부터 개인교습까지 받으며 함경북도 사투리를 익혔으며 촬영 내내 탈북자들이 직접 현장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조언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추천비디오  `국경의 남쪽’
 
 
 
분단이 낳은 비극적인 러브스토리
 
 `국경의 남쪽’은 분단을 소재로 현실적이며 소박하게 풀어냈다. 북에 두고 온 연인을 못잊어하는 탈북 청년이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남측 여자와 결혼하지만 뒤늦게 자신을 찾아 목숨 걸고 내려온 연인을 보며 가슴 찢기는 고통을 겪는다.
 안판석 감독은 욕심 부리지 않고 담담하게 자신의 첫 영화를 풀어나갔다.
 흔히 `영화적’이라고 표현되는 극적인 감정의 동요를 쫓아가기 보다는 북한 사람 역시 우리와 똑같이 사랑에 기뻐하고, 가슴 아파하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만수대 예술단 호른 주자 김선호(차승원· 사진)는 인민해방전쟁에서 장렬히 전사한 할아버지를 둔 덕에 북한에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산다. 그에게는 “국사발에 네 얼굴이 동동 뜨니 그 얼굴만 쳐다보다 국이 다 식어버린다 야”라고 말할 만큼 사랑하는 연화(조이진)가 있다.
 모내기 전투에 나가기 전 결혼식을 올리고 싶을 만큼 행복한 선호에게 느닷없이 북한을 떠나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죽은 줄만 알았던 할아버지가 실은 남한에 살고 있으며 비밀리에 편지를 부쳐온 것.
 선호는 반드시 연화 가족이 탈북할 자금을 보내주기로 약속하며 생이별을 한다. 선호네 가족은 목숨을 건 탈출에 성공하고, 선호는 정착금을 몽땅 털어 연화 가족을 오게 하려 하지만 사기꾼에게 걸린다.
 피땀 흘려 돈을 버는 선호는 우연히 만난 치킨집 억척사장 경주(심혜진)를 만나고, 우여곡절 끝에 경주와 결혼한다. 북에 있는 연화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경주와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연화가 자신을 찾아 북한을 떠나 남한에 도착했다는 것. 연화를 다시 만난 선호는 연화를 향한 사랑이 여전히 변함없다는 것을 확인하며 더욱 참담해진다.
 분단이 낳은 사랑의 비극. 선호와 연화의 애타는 사랑 앞에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북한 사람은 왠지 꺼리는 남한의 정서가 부끄러워진다.
 생생히 재현되는 북한의 풍광은 `국경의 북쪽’에 같은 민족이 살고 있다는 자각을 하게 한다. 놀이공원과 옥류관에서의 데이트, 닭살 돋는 사랑 고백은 사람 사는 곳은 어디서나 사랑이 피어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일깨운다.
 착하고 결 고운 영화이지만 드라마틱한 화면에 익숙한 관객에게 반복되는 영상과 지극히 현실적인 설명식 화면은 군더더기로 느껴질 법하다. 영화가 풀어내는 정직함을 알고 있음에도 왠지 모를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는다.
 2006년 5월 개봉작. 12세 이상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영화`잘못된 만남’내달 2일 시사회 열어
 
영덕 예주문화예술회관서
 
 영화 `잘못된 만남(가제 산타마리아)’이 내달 2일 오후 6시 영덕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서 시사회를 갖는다.
 내달 10일 개봉을 앞둔 `잘못된 만남’은 지난해 11월 27일부터 약 2개월간 영덕군 일원에서 촬영을 마쳤다. 지난 26일 서울극장에서 1차 기술시사회에 이은 영덕 시사회장에는 출연배우 정웅인, 성지루, 류수영, 최지연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영덕군은 `잘못된 만남’과 함께하는 촬영지 탐방 `영덕군 1박2일 여행권’이벤트 행사를 내달2일부터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마련한다.
 영덕/김영호기자 kyh@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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