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이상 계속된 촛불 집회와 시위는 미국 쇠고기가 `광우병’을 유발한다는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로 촉발됐다. 무책임한 방송이 광우병도 아닌 주저앉는 소(다우너)를 반복해 비춰주며 “미국 쇠고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가”라고 어린 학생들과 주부들을 선동한 결과다. 그 방송은 지금 신뢰도가 땅에 떨어져 시청률 바닥이다.
그런데 북한군이 남한의 무구한 가정주부 금강산 관광객을 총으로 쏴 죽였다. 출입금지 표지도 없는 곳을 모르고 들어갔다 놀라 달아나는 50대 여성의 등에 총을 쏘아 현장에서 살해한 것이다. 죄 없는 가정주부를 쏘아 죽인 북한군이야말로 `광인병’ 환자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그 요란하던 촛불부대는 잠잠하기만 하다. 극성맞은 촛불들이 북한을 규탄하는 촛불을 들었다는 소식이 없다.
기의 촛불은 먹거리를 걱정해 거리로 나왔다고 이해할 수 있다. 아무리 방송의 선동이 심했다 해도 먹거리에 대해서는 아무리 걱정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정주부들이 유모차를 끌고 집회 현장에 몰려나온 것도 같은 심정으로 봐줄 수 있다. 그러나 북한군의 총격은 명백한 살인 행위다. 그런데도 거리를 가득 매웠던 촛불 부대는 간 곳이 없다. 이건 무엇을 말하는가.
북한군의 살인 행위에도 불구하고 촛불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참여연대 등 진보단체들은 나빠진 남북 관계를 고려해서라도 대화의 끈은 놓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관계자도 “정부가 북한에 제의한 대화 요구마저 철회하거나 관련 사업을 전면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감상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정책에 반영되기에는 무리한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너그럽기 짝이 없다.
그런데 진보 세력들은 한·미 FTA를 위해 미국 쇠고기 수입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미국 쇠고기를 광우병으로 뒤집어 씌워 그 난리를 피웠다. 광우병과 관계도 없는 쇠고기 때문에 2조 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입힌 촛불 광란을 주도했으면서 죄 없는 우리 주민이 총 맞아 죽었는데도 `인내’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가증스럽다. 우리는 진보 세력들이 단 한 번만이라도 북한 인권과 세습 독재, 그리고 각종 범죄를 비난하는 촛불 시위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진보란 시대와 체제를 뛰어 넘는 `양심’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진보는 양심이고 뭐고 아무것도 아닌 잡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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