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호 '유럽의 벽'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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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화호 '유럽의 벽'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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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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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남자축구 한국-이탈리아전 관전포인트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큰 꿈을 품은 한국 축구가 1차 관문인 8강 진출의 기로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만났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45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 2008 베이징올림픽 조별리그 D조 2차전을 치른다.
   7일 카메룬과 1차전에서 다 잡았던 대어를 놓치고 1-1 무승부를 거둔 한국으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박 감독도 "이탈리아가 강하지만 우리로서도 절대로 패해서는 안 되는 경기다. 철저히 준비해서 카메룬전보다는 더 좋은 결과를 얻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이탈리아전 관전포인트를 살펴본다.

◇높기만 했던 '유럽의 벽' 허물까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꿈을 번번이 좌절시킨 것은 유럽이다.
   한국은 올림픽에서 유럽 팀과 총 7차례 맞붙었다. 결과는 3무4패.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이번 대회 카메룬과 무승부를 포함해 2승3무의 무패행진을 이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은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1948년 런던 대회에서 스웨덴에 0-12라는 기록적인 참패를 당했다. 1964년 도쿄 대회에서도 체코에 1-6으로 대패했다.
   안방에서 열린 1988년 서울 대회에서는 구 소련과 0-0으로 비겼고,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도 스웨덴과 1-1로 비겼다. 어느 정도 유럽 축구에 적응력이 생긴 듯했다.
하지만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이탈리아에 1-2로 졌다. 가나와 1차전 1-0 승, 멕시코와 2차전 0-0 무승부로 8강 진출을 이룰 것 같았지만 이탈리아가 결국 찬물을 끼얹었다.
   2000년 시드니 대회 때는 첫 판에서 스페인에 0-3으로 무릎 꿇었다. 이후 모로코와 칠레를 각각 1-0으로 꺾으며 2승1패라는 역대 조별리그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스페인전 완패 때문에 결국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004 아테네 대회에서도 개최국 그리스와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에도 사정은 녹록지 않다.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다시 만난 이탈리아는 강력한 조 1위 후보다.
   박성화호가 60년간 이어져 온 한국 축구의 유럽 징크스를 털어내고 8강 표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지 관심이다.

◇1차전 혈투..체력 회복이 관건
   카메룬과 1차전은 체력 소모가 심했다. 경기 후 도핑테스트 대상자로 뽑힌 박주영은 소변이 나오지 않아 날이 바뀐 8일 오전에야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을 정도다.
  이날 후반전이 시작할 무렵인 오후 10시의 기온은 26℃였다. 하지만 습도가 무려 85%나 됐다. 선수들로서는 버티기조차 힘든 날씨였다.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박주영(서울)도 "체력적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한국보다 많이 습하다 보니 잔디도 미끄러운 편이었다"며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태극전사들은 전반 내내 개인기가 좋은 상대의 강한 압박에 밀려 고전했다. 후반 들어서는 몸이 더욱 무거워져 리드를 지키기 못하고 결국 동점골을 헌납했다.
   물론 이탈리아는 앞서 온두라스와 더 기온이 높고 습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적절한 선수 교체로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했고, 첫 경기 승리로 온두라스전에는 출전하지 않았던 공격수 토마스 로키(라치오) 등 다른 멤버들을 기용할 여유도 있다.
   반면 한국은 주전 대부분이 풀타임을 뛰었다. 결국 우리가 준비한 대로 경기 템포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남은 이틀 동안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승부의 열쇠다.

◇후반 조커 싸움..사령탑 지략 대결
   선수 교체는 포지션 이동과 함께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수단이다. 리드를 잡고 있으면서 상대의 거센 반격에 몰릴 때는 선수 교체로 잠시 전열을 정비하며 시간을 벌 수도 있다.
   한국은 카메룬전에서 후반 시작하며 백지훈(수원) 대신 신영록(수원)을 투입해 이근호(대구)와 투톱으로 호흡을 맞추게 하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주영을 백지훈의 자리인 왼쪽 미드필더로 옮겼다.
   그리고 박 감독은 남은 두 장의 교체 카드를 동점골을 내준 뒤에야 썼다.
   후반 39분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서울)을 빼고 오장은(울산), 인저리타임 오른쪽 미드필더 이청용(서울)을 빼고 장신 수비수 김근환(경희대)을 넣었다.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선수 교체다.
   박 감독은 "경기를 하다 보면 흐름이 있다. 전반에는 백지훈 같은 뛰어난 선수가 힘에서 밀렸다. 신영록이 힘에서 밀리지 않기 때문에 후반 들어가면서 투입했다. 신영록이 득점은 못했지만 힘에서 밀린 것은 만회했다. 실점 이후에는 지치고 분위기도 처져 있을 때라 조금 안정적인 선수 교체를 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2차전에서도 날씨 등 주변 여건은 비슷할 전망이다. 물론 객관적 전력은 이탈리아가 한 수 위다. 사령탑의 지략 싸움으로 전력 차를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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