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에 환율 폭등까지
철강·항공 등 직격탄
국제금융위기, 자금경색, 원자재 가격 상승, 내수 침체 등 대내외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산업계에 환율까지 폭등해 엎친데 덮친격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이날 장중 한때 1200원을 돌파하며 약 5년만에 최고를 기록하자 국내 전 산업계가 환율불안이 올해 경영실적 악화를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료나 반제품의 대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국내 철강업계는 환율 폭등의 최대 피해자다.
특히 사업구조상 내수시장 공급 비율이 높은 철강업체들은 달러를 벌기 위해 갑자기 거래선을 해외로 돌릴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포스코의 경우 사정은 좀 나은 편이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원료구매에 지출하는 이른바 `내추럴 헤징’을 쓰고 있기 때문에 환율 쇼크가 발생해도 대체로 완충이 가능하다는 게 포스코의 입장이다.
항공업계는 미주 노선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에 환율이 계속 오르자하반기 실적악화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연초 환율을 각각 달러당 920원, 910원으로 예상했지만 이미 예상치보다 최고 300원 가까이 올랐다. 항공업계는 환율이 10원 오르면 대한항공이 연간 200억원, 아시아나항공이 75억원 가량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도 환율로 비명을 지르기는 마찬가지.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로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외화부채가 증가하게 돼 환차손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정유업계는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올 때 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은행이 먼저 달러로 대금을 지불하게 하고 60∼90일 뒤에 대금을 결제하는 유전스(usance 기한부 어음)방식을 쓰고 있다.
1달러당 1000원에 구입한 원유 대금을 환율 상승으로 1100원의 오른 환율로 갚게 되면 환율 상승분은 고스란히 손해로 남는다. 상반기 3500억원 가량의 환차손을 입은 SK에너지는 환율이 1원 상승할 때마다 30억원 정도를 손해보고 있다.
/김명득기자 kimmd@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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