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나 군의회 의장이면 공사(公私)를 구분 못할 사람은 아니다.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뽑아 군(郡)의 모든 일을 맡겼으니 청지기의 사명과 다를 게 없겠다. 그 신임도가 보통사람으로서는 엄두도 내기 힘들 사람들이란 소리를 하고 싶은 거다. 사리를 따지면 이런데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이론대로 톱니바퀴 맞물려 돌아가듯 하지 않기로는 공직자라고 예외가 아니니 탈이다.
여기 두가지 사례가 있다. 울진군의회와 청도군의 공직자들이다. 전직 울진군의회 의장은 공금을 쌈짓돈으로 마구 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그는 의장 재임중 군의회 의원 부인들에게 28만원 짜리 금반지를 돌렸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게다가 군의회 공무원들은 의원들이 개인용됴로 쓴 식사비를 허위 서류로 가려줬다. 그 의장에 ,그 의원, 그 공무원들이다. 시쳇말로 `총체적’ 짝자꿍이다.
청도 군수와 부군수는 또 어떤가. 군수는 직원과 주민들이 힘을 모아 산불을 끄고 있는데도 밤 9시께 관용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부군수는 저녁 7시께부터 만취해 진화 현장에 나타나 비틀거리다가 관용차 안에 들어가 잠들어 버렸다. 만취 부군수 뒤에는 역시 술 냄새 풍기는 과장과 계장이 따라다녔다. 그 군수, 그 부군수에 그 간부 공무원들이다. 기초자치단체 기초의회는 없어도 된다는 소리가 어째서 끊임없이 이어지는지 알겠다. 쌈짓돈 좋아하던 의장님, 주민들의 안전보다는 내 일신의 편안이 더 중요했던 군수님, 초저녁부터 고주망태가 돼버린 부군수님. 지금 무슨 생각들을 하고 계시나요?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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