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이 줄줄 새고 있다.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지역별 상수도 관련 자료를 받아 분석했더니 지난 2007년의 경우 전국적으로 무려 5억5000톤의 수돗물이 누수(漏水), 즉 수도꼭지에 이르지 못하고 흙 속으로 흘러버렸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손실액은 3500억 원 이상이라고 한다. 새도 너무 많이 새고 있다.
우리 경북으로서는 더욱 놀라운 것이 있다. 의성군이 누수율 50%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을 비롯 문경시 44.5% 고령군 43.4% 영주시 40.7% 등 전반적으로 대단히 높다는 점이다. 누수율이 40%가 넘는 곳은 전국적으로 17곳이라고 한다. 높은 생산비로 기껏 만든 수돗물이 관이 낡아 그 틈새로 흘러 못쓰게 돼버리는 물이 전체 생산량 대비 이 만큼이나 되다니, 기가 막힌다.
이처럼 비싼 값으로 애써 생산한 수돗물이 그저 땅속으로 줄줄 새는 이유는 땅속의 관이 매설된지 너무 오래되어 녹슬고 삭아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그런 관을 그대로 두고 있는가. 기초자치단체들의 열악한 재정형편상 일거에 교체를 할 수 없는 사정 탓이다.
주지하듯 우리나라 법령상 상수도 사업은 기초자치단체 업무다. 때문에 상수도 공급 관련 모든 일은 지자체 스스로 해야 한다. 물론 국고 융자 지원은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수돗물의 생산 및 공급 비용은 비싸지만 수요자에게는 싼값으로 공급할 수밖에 없는 상수도사업의 특성상 지자체의 부담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일반 재정 사정마저 `인건비도 못 맞추는’ 형편인지라 상수도시설을 일거에 교체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그러다 보니 누수율은 더욱 커지고, 유효 수돗물 생산단가는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문제를 제기한 의원도 지적하고 있듯이 상수도개발 및 시설확충 사업비를 국가가 보조해주는 것을 적극 검토할 단계가 되었다. 특히 재정이 열악한 전국의 군 단위 지역에 대한 배려는 한시가 급하다. 정부와 정치권이 시급히 연구 검토하여 전향적인 결론을 내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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