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 퍼지는`고은성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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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에 퍼지는`고은성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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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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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 SBS`찬란한 유산’ 고은성역 맡아
역경 딛고 일어서는 씩씩한 현대판 캔디걸

 
  안방극장에 `고은성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고 있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빼앗겼지만 두 주먹 꽉 쥐고일어나 “난 할 수 있어!”를 외치는 20대 초반 아가씨 고은성 덕분에 시청자들은 주말 밤 가슴이 따뜻해진다.
 지난달 31일 시청률 30%를 돌파한 SBS TV 주말 특별기획 `찬란한 유산’의 한효주(22·사진)는 “고은성처럼 착한 사람이 복을 받고 인정받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레 비가 쏟아진 2일 오후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고은성은 착한 아이지만 사실 마냥 착하지만은 않아요. 할 말은 다 하거든요. 다만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는 거죠. 모든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결국 다시 일어서는 여자 주인공의 인생 스토리에 시청자들이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고 기분이 좋아지셨으면 좋겠어요.”
 고은성은 부족할 것 없는 미국 유학생이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고아에 알거지가 됐으며, 자폐증을 앓는 동생마저 잃어버렸다. 그래서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지만 그는 특유의 건강한 에너지로 다시 일어나 우유배달부터 시작해 살아갈 궁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 그의 됨됨이는 식품기업을 운영하는 장사장(반효정)의 눈에 들었고 장사장은 허랑방탕한 자손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은성에게 모든 유산을 상속하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대신 은성에게 주변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게 능력을 보여달라는 조건을 단다.
 “사실 현실에서는 착하다고 그런 유산을 물려받을 기회가 오지는 않죠. 그런 면에서는 판타지지만 은성이 같은 사람들이 실제로 우리 주변에 있는 것은 분명해요. 아니, 저는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드라마가 완전히 판타지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한효주 역시 은성이 장사장의 유산을 받겠다고 했을 때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대본에서 은성이가 할머니의 유산을 받겠다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당황했어요. 아무리 그래도 이것을 받아도 되나, 이렇게 덥석 받아도 되나 싶더라고요.(웃음)”
 유산 상속으로 이제부터 은성은 장사장의 손자 환(이승기)과 망해가는 설렁탕집 경영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은성과 환, 준세(배수빈)의 삼각 러브스토리에 박차를 가하게된다.
 한효주는 “이제부터 로맨스가 강화되는데 벌써 가슴이 설렌다. 대본을 받으면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며 부끄러운 듯 웃으며 혀를 쏙 내밀었다.
 `고은성 바이러스’ 덕분에 한효주 역시 한동안의 정체를 마감하고 도약하는 계기를 잡았다. 2004년 MBC TV 시트콤 `논스톱5’에 얼굴을 내민 뒤, 2006년 KBS 2TV `봄의 왈츠’와 영화 `투사부일체’로 본격적으로 연기에 도전한 한효주는 그간 `일지매’, `하늘만큼 땅만큼’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왔다. 하지만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대표작을 만들지는 못했다.
 “솔직히 데뷔한 이후에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오긴 했지만 뭔가 뚜렷하게 남긴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최근에 고민에 빠져 있었어요. 지금껏 두달 이상 쉬어본 적이 없었고 늘 뭔가를 하고 있었지만, 연기로 박수를 받은 것도 아니고 얼굴이 예뻐서 CF 스타가 된 것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마음의 갈피를 못잡고 한동안 갈대처럼 흔들리기도 했어요. 내 인생의 방향과 기준을 분명히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찬란한 유산`의 대본을 받았어요. 제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캐릭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는 늘 참고 또 참는 연기를 했다. 감정을 삭히는 조용한 역할들만 했다. 그런데 은성이는 1회에서부터 모든 것을 잃고 오열하는 등 감정을 표출하는 아이였다. 이 아이라면 내 가슴에 맺혔던 응어리들을 풀 수 있을 것 같았고, 내가 연기 측면에서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의 한효주는 어떤 성격일까.
 “속으로 감정을 삭히는 편이에요. 되도록 남을 배려하려고 하니까 화도 많이 내본 적이 없어요. 그러다보니 속으로 응어리지는 것이 많아지고, 꼭 그렇게까지 신경쓰지 않아도 될 일에 끙끙 앓기도 하죠. 그런데 은성이를 만나면서 많이 밝아졌어요. 은성이처럼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고은성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면서 그는 요즘 아줌마들로부터 “며느리 삼고 싶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한다.
 “저 자신 은성이를 만난 것이 보람되고 즐거운데, 그에 앞서 시청자들이 은성이를 보며 울고 웃는다는 것이 정말 큰 희열이에요.”
 사랑받으면 예뻐진다는 말은 요즘 한효주에게 적용된다. 머리를 질끈 묶고 화장기 거의 없는 얼굴로 출연하는 은성을 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한효주가 그렇게 예쁜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
 “온전히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니까 그게 오히려 더 예뻐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이전까지는 스스로 자신이 없으니까 다른 누군가를 덧씌워서 연기를 해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예뻐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자신감이 부족했던 때와 달리 조금은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나는 잘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되니 그게 얼굴에도 나타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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