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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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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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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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택의 `섬진강을 따라가며’에 다슬기 이야기가 나온다. “여름날 저녁밥을 먹고 더위를 식히려고 아낙네들이 다슬기를 잡는다. 밤이 되면 다슬기들은 모두 몰멩이 밖으로 나와 돌을 새까맣게 덮고 있다.밤에 맨발로 물에 들어서면 발 디딜 곳이 없이 다슬기들이 돌멩이들을 덮고 있어 우두둑 우두둑 밟혀 으깨진다. 그렇게 많은 다슬기를 불빛 없이도  돌들을 슬슬 쓰다듬으며 한 주먹씩 잡는다. 잠깐이면 한 됫박쯤 되는 다슬기가 잡힌다.”
 이 정도면 잡는 게 아니다. 쓸어 담는다고나 하는 게 더 알맞는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다. 요즘 영양지역 다슬기가 수난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전문 `꾼’들이 배터리,끌채 따위를 들고 다니면서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듯 한다니 안봐도 알만하다. 더구나 지금은 산란철이 아닌가. `아기 다슬기’까지도  무차별 싹쓸이를 하고 있으니 씨를 말리자는 짓이다.다슬기는 1급수에서 산다. 역시 청정지역에서만 사는 개똥벌레의 소중한 먹이다. 이 다슬기가 ㎏당 2만원선에 팔리자 돈에 눈에 어두운 꾼들이 돈맛을 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개똥벌레와 먹이를 다투는 동급이기를 자청한 꼴이다.
 영양군은 전체 면적의 86%가 산지다. 그 산 속을 흘러내리는 물은 당연히 1급수이게 마련이다. 그 맑은 물이 모여 흐르는 반변천, 장수포천에 다슬기가 많은 이유를 알만하다. 문제는 단속이다. 양심불량한 꾼들이 집에서 먹을 것이라고 둘러대면 단속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불법인 것을 빤히 보면서도 손쓸 길이 없으니 그런 법규는 뒀다 무엇에 쓸 것인지  한심스럽기만 하다.
 영양군은 지난 2년 동안 단 한 번도 산불이 난 일이 없는 기록을 세운 곳이다. 월례 행사로 산불이 일어나 혼쭐 난 다른 지자체와는 비교할 필요도 없는 산불 `제로’ 지역이다. 그만큼 예방 노력이 남다르지 않았더라면 이런 실적이 나오기는 어렵다.산을 지킨 열성으로 맑은물 다슬기도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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