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잡는 게 아니다. 쓸어 담는다고나 하는 게 더 알맞는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다. 요즘 영양지역 다슬기가 수난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전문 `꾼’들이 배터리,끌채 따위를 들고 다니면서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듯 한다니 안봐도 알만하다. 더구나 지금은 산란철이 아닌가. `아기 다슬기’까지도 무차별 싹쓸이를 하고 있으니 씨를 말리자는 짓이다.다슬기는 1급수에서 산다. 역시 청정지역에서만 사는 개똥벌레의 소중한 먹이다. 이 다슬기가 ㎏당 2만원선에 팔리자 돈에 눈에 어두운 꾼들이 돈맛을 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개똥벌레와 먹이를 다투는 동급이기를 자청한 꼴이다.
영양군은 전체 면적의 86%가 산지다. 그 산 속을 흘러내리는 물은 당연히 1급수이게 마련이다. 그 맑은 물이 모여 흐르는 반변천, 장수포천에 다슬기가 많은 이유를 알만하다. 문제는 단속이다. 양심불량한 꾼들이 집에서 먹을 것이라고 둘러대면 단속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불법인 것을 빤히 보면서도 손쓸 길이 없으니 그런 법규는 뒀다 무엇에 쓸 것인지 한심스럽기만 하다.
영양군은 지난 2년 동안 단 한 번도 산불이 난 일이 없는 기록을 세운 곳이다. 월례 행사로 산불이 일어나 혼쭐 난 다른 지자체와는 비교할 필요도 없는 산불 `제로’ 지역이다. 그만큼 예방 노력이 남다르지 않았더라면 이런 실적이 나오기는 어렵다.산을 지킨 열성으로 맑은물 다슬기도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용언/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