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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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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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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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이효석의 작품 `황제’ 가운데 파도 이야기가 나온다. 번개치는 밤 바다를 휘젓는 폭풍과 파도가 그대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 대목을 옮겨본다. “어둡다,요란하다,우룃소리,번갯불,바람은 천지를 쓸어 가란 건가,구름은 우주를 뭉개버리란 건가, 파도소리,절벽을 물어뜯는 저놈의 파도소리,수십 길 절벽을 뛰어넘어 이 집을 쓸어 가려는 듯 ,차라리 쓸어가 버려라,집까지 섬까지 한 묶음에 삼켜 버려라.”
 자동차가 움직이려면 휘발유가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파도도 바람이 있어야 한다. 바람이 매우 부는 날엔 파도 또한 사나워진다. 집채만한 파도가 밀려와 무너져 내린다. 파도의 밑부분이 물밑 바닥에 부딪쳐 마찰이 생기면 속도가 줄어든다. 그러나 파도의 위부분은 같은 속도로 밀려오다가 밑부분이 주춤하는 바람에 고꾸라지고 만다. 파도가 무너지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는 원리가 이렇다.
 지난 주말을 틈타 포항과 독도해역에서 해상사고가 꼬리를 물었다. 선박 충돌,침몰사고가 일어났는가 하면 선원 3명이 희생되고 8명이 실종됐다. 어김없이 강풍과 파도 탓이다. 초속 14 ~ 16m의 바람과 4m 높이 파도가 심술을 부렸으니 희생이 클 수밖에  없겠다. 살종된 선원들이 어딘가에 살아남아서 사투를 벌이고 있을 것만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지난 8월까지 최근 5년동안 일어난 해양 사고는 모두 5237건이나 된다. 해마다 1000건이 넘는 사고가 바다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가운데 어선 사고가 79.1%인 4041건이나 된다. 같은 기간의 사망자는 256명,실종 390명이다. 해양경찰청 자료다. 하루 이틀 된 일도 아니니 이 경우엔 사망과 실종을 굳이 나눠봤자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동해의 평균 깊이는 1350m다. 3000 ~ 4000m 안팎인 대양들과 키를 잴 처지는 아니지만 25m짜리 걸프만과 견주면 큰 바다다. 위험 대비 태세가 항상 필요한 환경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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