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정치는 가라”… 유쾌한 대통령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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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정치는 가라”… 유쾌한 대통령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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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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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굿모닝 프레지던트’
 
장진 감독식 유머·풍자 묻어나는 정치코미디
대통령 세명이 펼치는 청와대 비하인드 스토리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장진 감독 특유의 유머와 풍자가 묻어나는 정치 코미디다.
 영화제 측은 작년 개막작 `스탈린의 선물’이 다소 어두운 내용이었던 점을 의식한 듯 올해에는 코미디장르의 영화를 선택했다.
 영화는 머뭇거리는 짝사랑의 설레임(아는 여자), 조직폭력배 세계의 복수와 배신(거룩한 계보)을 유머 코드로 비벼낸 장진 감독의 전작들과 닮은꼴이다.
 보통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이른 바 권력을 가진 인물들로까지 확대했다는 점이 차이다.
 영화는 퇴임을 앞두고 복권에 당첨된 대통령 김정호(이순재)와 외교적 수완이 뛰어난데다 훈남인 대통령 차지욱(장동건), 최초의 여성 대통령 한경자(고두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은 권력자의 내적 갈등이다.
 김정호는 재임 기간에 복권에 당첨되면 기부하겠다는 약속이 걸림돌이고, 차지욱은 지지율 상승을 위해 신장기증을 놓고 번민한다. 한경자는 철없는 남편 때문에 늘 속앓이다.
 영화는 이 같은 위기 혹은 기회를 권력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거침없이 보여준다.
 겉으로는 거대하고, 통 큰 통치자의 결단인 듯 보이나, 그러한 통치자의 결정은 소소하고, 심지어 어리석기도 한 인간적인 면에 크게 기대고 있다고 강조하는 듯 보인다.
 언뜻 단순하기도 한 이 같은 주제를 포장하는 감독의 솜씨는 뛰어나다. 그리고 그 중심은 `장진스러운’ 유머와 위트다.
 `100분 토론’을 `120분 토론’으로 패러디한다거나 추측보도를 일삼는 언론을 가볍게 질타하는 장면을 비롯해 특정 상황을 두 번씩 비트는 장진식 위트가 웃음을 자아낸다.
 배우들의 튀지 않는 연기도 영화에 안정감을 불어넣는다.
 이순재, 고두심 등 주연 배우뿐 아니라, 장진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조연급 연기자들의 코믹 연기가 몇몇 장면에서 큰 웃음을 준다.
 4년 만에 복귀한 장동건의 연기도 녹슬지 않았다.
 김정호 대통령과의 회동 장면에서 다소 억지스런 연기를 보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차지욱이라는 캐릭터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이야기가 다소 길고, 장진식 위트도 시간이 흐르면서 `약발’이 다한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130분의 상영시간은 조금 길다.
 전체관람가.
 


 
추천비디오  `스탈린의 선물’
 
 
 
비극적 시대를 버티게 한 인간애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인 `스탈린의 선물’(The Gift to Stalin)은 재미와 감동이 적절히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받았다.
 사쉬카와 마을 사람들이 겪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흥미롭게 전개되는 영화는 결국 냉전과 폭압적 정권의 암울한 시기에도 사랑과 신뢰라는 긍정적인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동적으로 보여줬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스탈린의 폭압이 한창이던 1949년. 스탈린의 소수민족 분산정책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던 때다.
 영화는 당시 고아 신세가 된 꼬마였던 화자가 현재의 카자흐스탄을 다시 방문해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대인 꼬마 사쉬카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되던 중 함께 기차에 탔던 할아버지가 숨지며 외톨이가 된다. 할아버지의 시체와 함께 카자흐스탄의 외진 마을에 내려진 사쉬카. 전에 살던 모스크바와 달리 이곳은 광활한 벌판만 펼쳐져 있는 곳이다.
 홀로 남겨진 사쉬카는 영양실조에 신경쇠약까지 걸리며 만신창이가 돼 있는 데다 남들에게 마음의 문까지 닫고 있다. 이런 그를 이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은 정성껏 돌봐주고 사쉬카는 점점 이들에게 의존하게 된다.
 작은 마을이지만 이곳에도 독재자는 존재한다. 경찰관과 군인들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작은 독재자들의 폭압에 힘들어하면서도 서로 의존하며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알고 보면 마을 사람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른 지역에서 흘러들어온 사람들이다. 인종도 다르고 종교도 다르며 나이대도 다른 이 사람들은 하지만 서로에게는 마치 각자의 신이 서로에게 준 선물처럼 소중한 존재들이다.
 이 마을에서 행복한 삶을 되찾은 사쉬카. 하지만 마을 사람들과 경찰관이 마찰을 빚자 카심 할아버지는 사쉬카를 친척들이 있는 이스라엘로 보낸다. 그리고 그 직후 마을 사람들에게 엄청난 비극이 닥친다.
 제목인 `스탈린의 선물’은 당시 스탈린의 70번째 생일을 맞아 소련 전역에서 펼쳐진 선물 보내기 행사에서 따왔다. 아이러니하게 이 행사가 벌어지던 시점에 스탈린은 자신의 70회 생일을 맞아 카자흐스탄 지역에서 최초의 핵폭탄 실험을 벌였다.
 카자흐스탄의 젊은 감독 루스템 압드라셰프(rustem abdrashev) 감독이 연출하고 러시아, 폴란드, 이스라엘 등의 여러 제작사가 공동으로 제작한 범국제적 프로젝트 작품이다.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주말영화소식  
대통령 세명이면 대적할 자 없다?
굿모닝 프레지던트, 예매율 1위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주말 극장가를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개봉하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53.55%의 점유율로 예매율 1위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한 영화는 대통령 세 명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날 선 비판 대신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2위는 30여 편의 신선한 유럽 영화를 소개할 제10회 메가박스 유럽영화제(12.45%)가 차지했다.
 영국 런던 컴백 공연의 리허설 영상 등을 담은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9.92%)은 지난주보다 한 단계 올라선 3위다.
 지난주 1위인 SF 영화 `디스트릭트 9’가 4위로 내려섰고, 새로 개봉한 옴니버스영화 `뉴욕, 아이 러브 유’와 `팬도럼’이 5위와 6위로 뒤를 이었다.
 조시 하트넷, 이병헌, 기무라 다쿠야가 주연한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한 주만에 5계단 하락해 7위에 머물렀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멜로영화 `내 사랑 내 곁에’와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8~9위를 지키고, 제1회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작인 `예닌의 심장’이 10위에 올랐다.
 메가박스 유럽영화제가 21일 개막했고, 이날 개막해 26일까지 이어지는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는 30개국에서 온 60여 편에 이르는 세계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
 이밖에 장혁과 성유리가 주연한 `토끼와 리저드’, 존 큐잭의 `굿바이 그레이스’, 애니메이션 `나루토 질풍전 : 불의 의지를 잇는 자’, `까칠한 그녀의 달콤한 연애비법’, `컴 아웃 파이팅’ 등이 개봉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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