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의 시작은 건설노조가 임금인상과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사측과의 협상에서 비롯됐다. 협상은 승패를 확실히 가리기 어렵다. 이는 절충과 타협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똑 떨어지는 판정이 나올 수 없다.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면 모두가 승자다. 반면 판이 깨지면 모두가 패자다.
건설노조는 협상의 원칙을 망각했다.
자신들이 요구한 모든 것을 얻기위해 `올인’했다. 파업은 포스코 본사 불법 점거를 가져왔다. 시위를 하던 노조원이 숨졌다. 투쟁이 더 강한 투쟁으로 변해간 것이다.
노조원들은 생활고에 시달렸다. 사측은 경영난으로 부도위기다. 지역경기는 갈수록 위축돼 갔다. 모든 것이 파국으로 치달았다.
어느 정도 얻은 것이 있으면 물러서는 용기도 필요하다. 건설노조는 3번이나 물러서는 기회를 놓쳤다.
지난달 12일 노사 양측은 어렵게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노조 지도부가 이를 거부했다.
이달 13일에는 조합원들이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다. 그리고 18일에는 토목분회 노조원들이 물리적으로 투표를 저지했다. 결국 20일 투표에서 가결됐다.
그러나 투쟁의 성과물이`백기투항’이다는 평가다. 대부분 노조원들은 “이걸 얻고자 죽도록 투쟁했으냐”며 허탈해 했다.
시민들도 사태 해결에 따른 기쁨과 환호의 박수가 없다.
노조가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쳤기 때문이다.
적어도 1차 투표에서 막(幕)을 내렸으면 그래도 명분과 실리를 챙겼을 것이다.
노조의 `실기(失機)’가 안타깝다. `박수칠때 막(幕)을 내려야 한다’는 협상의 원칙을 노조는 배워야 할 것이다. /이진수기자 j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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