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걸이는 물건을 첫번째로 파는 일이다. 이에 미루어 영업이나 그날의 운수를 뜻하기도 한다. 용례에서 나온 글 가운데 `엄대’는 외상 판매시에 물건값을 표하는 길고 짧은 금을 새긴 막대기라고 국어사전에 풀이돼 있다. 마수걸이도 못한 판에 입에 손을 대고 외상 긋자고 나서니 손사래 치는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나온다. 소금은 뿌리지 않았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새해 연휴를 맞아 경북동해안 일대가 시쳇말로 `반짝 특수’를 누린 모양이다. 손님들이 밀려들어 평소보다 갑절 장사를 했다는 포항 죽도시장 횟집주인은 입이 귓가에 걸려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새해 연휴만 같아라”는 소망이 나올 만도 하게 생겼다. 새해 연휴 사흘동안 포항 톨게이트를 통과한 차량이 평소 주말의 갑절이라는 게 한국도로공사 포항 영업소의 집계다. 7만4251대. 적지않은 숫자다.
호미곶 새해맞이 행사가 불러들인 관광객이 1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때마침 대보면이 새해 첫날부터 호미곶면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오랜동안 써오던 고향 이름이 하루 아침에 바뀌니 볼멘 소리도 나오지만 큰 거부반응은 없는 것 같다. 호랑이 꼬리. 그 힘과 역할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새해의 마수걸이가 호랑이 꼬리에서부터 시작됐으니 호랑이해에 행운과 희망을 꿈꿔도 좋을 것만 같다. 옮겨 적고 싶은 글이 있다. “어머니 일찍 일어나시면 저를 일찍 깨워 주셔요. 일찍이요./내일은 모든 즐거운 새해 중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될 거여요. /모든 즐거운 새해 중에서 가장 흥겹고/ 가장 유쾌한 날이 될 거여요.”<A.테니슨/오월의 여왕>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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