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재미있는 배우라고 느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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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재미있는 배우라고 느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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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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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아빠가 여자를 좋아해’서
여자로 성전환한 아빠역 맡아

 
  배우 이나영<사진>의 연기는 독특하다. 멈칫거리는 행동과 우물거리는 듯한 말투, 무언가 갈구하는 듯하면서도 텅 비어 보이는 눈빛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개성이다.
 특히 짝사랑 연기는 발군이다. 문수(장혁)를 짝사랑하는 9급 공무원 영주로 분한 `영어완전정복’(2002.김성수 감독), 십 여년 간 동치성을 연모한 한이연을 연기한 `아는 여자’(2004.장진 감독)는 이런 개성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품들이다.
 이나영이 다시 머뭇거리는 사랑 연기에 도전했다. 짝사랑은 아니지만, 성전환자라는 점 때문에 섣불리 상대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캐릭터다.
 이나영은 오는 14일 개봉하는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이광재 감독)에서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 수술을 한 손지현 역을 맡았다.
 “코미디와 트랜스젠더라는 소재의 결합이 참신해 보였어요. 여배우여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었죠. 하지만 매우 따뜻한 이야기여서 괜찮을 것 같았어요.”
 최근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성전환이라는 쉽지 않은 소재와 남자를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었느냐는 질문을 받고서다.
 “이상하게 남자역할이 어색하지 않았어요. 커트 머리는 TV광고를 통해 익숙했어요. 원래 큰 옷을 잘 입고, 운동도 좋아해서 영화 속에서 트레이닝복을 입는 것도 어색하지 않았죠. `정권찌르기’는 제 전문분야이기도 하죠.(웃음) 정작 어려웠던 건 준비과정에서 손지현이라는 캐릭터의 진정성에 다가가는 거였어요.”
 영화는 사진작가이자 성전환자인 지현과 특수분장사 준서(김지석)의 사랑을 코믹하게 담았다. 무엇보다 `아빠는 여자를 좋아해’는 `비몽’(2008·김기덕 감독) 이후 2년 만에 영화에 복귀한 이나영의 매력이 빛나는 영화이기도 하다.
 어눌한 말투와 멈칫거리는 행동은 귀여운 느낌을 주고, 남자로 변신해 정권 찌르기를 하는 모습은 어설퍼서 웃음을 자아내지만 사랑스럽다.
 비슷한 연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아는 여자’와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의 연기 패턴은 일부 비슷한 측면도 있다.
 “비슷하다고 한다면 할 말이 별로 없어요. 하지만, 영화란 배우의 개성에다가 감독님의 연출력이 덧입혀지면서 나오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연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죠. 정말 너무 어려워서 죽을 것 같아요.”
 어떤 장르의 영화를 찍고 싶은지를 묻자 “지금 가릴 처지가 아니다”며 웃는다.
 “여배우가 요즘 장르를 가릴 처지가 아닌 것 같은데요. 액션도 코미디도 하고 싶지만, 워낙 영화계가 어렵다 보니….”
 사실 그가 지금까지 선택한 영화가 대중적으로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253만 명을 모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송해성 감독)을 제외하고 흥행 성적으로 주목을 받은 작품은 거의 없다. `아는 여자’는 74만 명, `비몽’은 9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저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정말 작품성보다는 대중적이고 재미있는 영화를 선택하거든요. `비몽’의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너무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이건 정말 코미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관객들은 조금 다르게 본 것 같아요.”
 분명히 남들과는 다르면서도 다소 엉뚱한 면을 가진 이나영은 영화와 소설을 보는 게 취미라고 한다. 좋아하는 영화인이나 작가를 묻자, 거침없이 대답한다.
 “페드로 알모도바르와 페넬로페 크루즈의 결합은 정말 완벽해요. 우디 앨런, 장피에르 주네, 팀 버튼, 조니 뎁, 코엔 형제, 하비에르 바르뎀, 줄리언 무어, 메릴 스트립, 아멜리 노통브, 최윤….”
 한참 동안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하던 이나영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고 묻자 골똘히 생각하더니 “누군가 절 봤을 때 그냥 `재미있는 배우’라고 느꼈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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