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 뒤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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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뒤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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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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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랍신화에 따르면 신에게 바치는 제물의 시초는 기름 묻힌 쇠뼈다귀라고 한다. 여기엔 연유가 있다. 프로메테우스가 평소 자신보다 영리하지 못하다고  깔보던 제우스를 시험했다. 어느날 소를 잡아 살코기와 기름으로 잘 덮은 뼈다귀·내장으로 나눠놓고는 제우스에게 고르도록 했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가 예견한대로 기름이 번들거리는 뼈다귀를 집어들었다는 것이다.
 동물성 기름 이야기가 나오니 시중에서 파는 식물성 참기름의 절반 가량이 가짜라는 식약청 조사결과가 생각난다. 대기업 제품은 문제점이 없지만 중소기업제품,방앗간 제품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참기름 속에 값싼 콩기름,들기름이 섞여 있거나 유채기름 성분이 나오기도 했다는 것이다.이래서야 참기름의 이름이 부끄러워질 지경이다.`정말,순,진짜,참기름’이라고 세번 네번 강조어법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알겠다.
 가짜 참기름으로 맛을 낸 추석 차례상의 제물 또한 토종은 드물다.수산물만 하더라도 참조기의 79.7%,홍어의 63.2%, 명태의 62.4%,대구의 51,4%가 수입산이다. 수협중앙회의 국정감사 자료에 나타난 내용이 이렇다. 명태알,명태포,부세,새우 따위는 98~94.3%가 수입산이다. 농산물도,축산물도 원산지 위반은 공개된 비밀이 된지 오래다.장사꾼들은 상상 가능한 모든 속임수로 돈벌이에만 눈이 벌겋다.소비자는 토종이 아님을 알면서도  값싼 수입산을 집어들기도 한다.
 포항 YWCA 조사로는 4인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평균 12만7910원이다. 지난 월말께 조사한 가격이니 지금쯤은 더 올라있을 것이다.추석이 가까워질수록 값은 다락같이 오르곤 하지 않았나.
 값만 오르는 게 아니고 외국산의 추석 차례상 점유율도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차례상을 온전히 자가 생산물로 차릴 수 있는 가정이 과연 몇이나 되려나. 불량식품, 속아서 산 수입산을 차례상에 올려야 하는 올 추석을 생각하면 별로 유쾌하지 못하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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