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문 “연기 너무 잘하려 하면 삐걱… 배우는 연기에 색깔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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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문 “연기 너무 잘하려 하면 삐걱… 배우는 연기에 색깔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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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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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9년 만에 첫 주연 맡아
악덕 부동산업자 상수 연기

 
 “연기는 욕심부려서 되는 게 아니죠. 너무 잘하려 하면 삐걱거리게 됩니다. 될 것도 안 돼요.”
 이처럼 말하는 윤제문(40)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디서 많이 보긴 했는데 이름은 잘 생각나지 않는 배우 중 한 명이었다.
 그럴 만도 하다. 지난 2001년 `정글 쥬스’로 데뷔하고 나서 2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대부분 조연을 맡았기 때문이다.
 `비열한 거리’(2006), `열혈남아’(2006), `우아한 세계’(2007)에서는 조직폭력배로, `차우’(2009)에서는 유학파 포수로 충무로의 시선을 끌었지만 대중적인 인기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었다.
 그의 이름이 대중에 각인되기 시작한 건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서였다. 윤제문은 이병헌과 김태희의 상사로, NSS의 팀장 `박상현’으로 나와 인상적인 역할을 펼치며 시청자의 시선을 끌었다.
 “인기드라마에 출연해서 그런지 동네 아주머니와 할머니도 알아보시더라고요.”
 윤제문은 최근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오는 18일 개봉하는 `이웃집 남자’(장동홍 감독)에서 영화 데뷔 9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았다.
 “시나리오가 아주 좋았어요. 대사가 입에 착착 감기고, 캐릭터도 뚜렷했어요.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 싶은 역할일 거예요.”
 “욕심요? 주연을 처음으로 제안받았는데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도 당연히 있었죠. (웃음) 하루 만에 시나리오를 다 읽고 감독님에게 바로 `하겠다’고 말했죠.” 영화는 한 악덕부동산 업자의 성공과 몰락을 담았다. 윤제문이 연기한 `상수’는 한때는 운동권 학생이었으나 지금은 돈과 여자밖에 모르는 부동산 업자. 결혼을 했지만, 애인도 있으며 밤의 유흥문화에 빠져 하룻밤 풋사랑을 즐기는 인물이다.
 “멋대로 사는 상수를 연기하는 게 생각만큼 쉬운 건 아니었어요.”
 무엇이 제일 어려웠느냐고 묻자,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베드신”이라고 답했다.
 “저에게는 첫 베드신이었죠. 찍으면서 무척이나 당혹스럽고 창피했어요. 스태프 보기도 부끄럽고…. 남자도 이렇게 힘든데 상대 여자들은 오죽 힘들까 라는 생각을 했죠.”
 윤제문은 이윤택씨 등이 만든 연기양성소 `우리극연구소’에 1996년 들어가면서 연기를 시작했다.
 충남 천안에서 하던 레코드 도매업을 접고, 늦게 발을 내디딘 분야였지만, 연기는 그에게 그 어떤 일보다도 큰 재미를 주었다고 한다.
 “첫 무대에 섰는데, 이윤택 선생님이 `잘하네’라고 말씀해 주셔서 힘이 났어요. 무대에 서면 편하기도 했고요. 제가 하는 말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니까 기분이 좋았죠. 그 느낌이 좋아서 지금까지 연기를 하는 것 같네요.”
 충무로에서 손꼽히는 조연 배우이자 이제는 주연 배우로 거듭난 그에게 `한국영화의 불황’은 남의 말이다.
 그는 내달 촬영에 들어갈 예정인 이명세 감독의 신작 `영자야 내 동생아’에 출연이 확정됐고, 김봉한 감독의 데뷔작 `카우보이’에도 출연할 계획이다.
 불황이 없을 정도로 스케줄이 빡빡한 배우로 성장한 윤제문. 그에게 연기자로서 라이벌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윤제문은 “연기에 있어 무슨 라이벌이란 있을 수 없다. 배우는 나름대로 자신의 연기에 색깔이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다만 “연기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욕심을 부린다고 모든 게 이뤄지는 건 아니다. 미숙함이나 무경험에서 오는 한계란 분명히 있다. 그런 한계를 인정할 수 있어야 더 깊은 연기를 펼쳐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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