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되레 농촌 울려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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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되레 농촌 울려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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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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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철이면 일어나는 부작용이 올해도 거르지 않고 있다. 농촌을 괴롭게 하는 일손 부족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농번기에 농사 지을 일꾼이 없으니 이보다 더 난감한 경우가 또 있을 지 안쓰럽다. 농가로서는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갈 지경일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논농사, 밭농사, 과수농사를 가릴 것없이 눈 코 뜰새없이 바쁜 계절이 아닌가. 얼마나 일손이 아쉬우면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 쓴다는 말이 다 나왔을지 미루어 알만하다.
 그러지않아도 바쁜 농사철인데 선거철에 유달리 일손이 부족한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선거운동을 해주고 받는 일당이 농사일 해주고 받는 일당보다 갑절 이상 많으니 이상할 것도 없다. 예컨대 사과 솎아내기를 해주고 받는 일당은 4만5000원이다. 그러나 선거운동 일당은 평균 10만원이라고 한다. 때문에 농가에선 일당을 더 올려 1만원이나 웃돈을 주겠다고 해도 약효가 없어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돈 뿐만 아니라 노동 강도 측면에서도 선거운동이 훨씬 수월하니 선거판에 일손이 몰린다 해서 나무랄 일도 못된다. 일거리가 산더미 같기만 한데도 손 쓸 길이 없어 속을 태우는 농민들이 안쓰러울 뿐이다.
 올해 농가 일손은 과거 어느 선거철보다도 더욱 달리지 않을까 싶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처럼 주제가 하나여도 농가 일손이 달려 쩔쩔맨게 이제까지 겪어온 현상이다. 그런데다 올해 6·2지방선거는 유권자 한 사람이 8표를 행사해야 하는 선거다. 그러니 선거 운동원이 더욱 많이 필요할 것은 정한 이치다. 가뜩이나 아쉬운 농촌 일손이 더욱 아쉽게 된 것이다. 주민을 잘 살게 하자는 지방자치가 되레 주민을 더 괴롭게 하는 제도가 되고만 꼴이다.
 올해 농사가 더욱 중요한 것은 실농의 연속이어서 그렇다. 이상기후가 연속돼 시설하우스 농사는 아예 결단났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뒤를 이어 과수농사 또한 계속된 햇볕부족으로 피해가 만만찮다. 냉해를 입어 꽃눈이 숫제 가지에서 얼어죽었고 그 뒤는 더 말할 건더기조차 없는 일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짓는 농사는 더 잘 돼야 하지 않겠는가.
 선거판만 크게 벌인다고 주민이 잘먹고 잘사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올해는 안해도 되는 선거까지 치르게 해 혼란스럽기만 한게 사실 아닌가. 선거가 복잡한 것은 제쳐놓고라도 후보가 누구인지 숫제 관심조차 가지려 들지 않는 선거라면 혈세를 들여가며 굳이 치러야 할 명분도 궁색해지게 마련이다. 선거제도를 비롯해서 뜯어고쳐야 할 것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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